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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해"‥당 비판에 '공천 경고'?

"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해"‥당 비판에 '공천 경고'?
입력 2023-08-17 17:38 | 수정 2023-08-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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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해"‥당 비판에 '공천 경고'?
    "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해"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이 어제(16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의원들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함께 항해하는데 멀쩡한 배에서 노를 거꾸로 젓고,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며 "본인 생각만 갖고 당 전체를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경솔한 언행은 본인이나 당 조직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민주주의 정당에서 모두가 한 방향만 보면 역동성이 떨어진다"면서도, "최근 당을 조롱·비하하거나 동료 의원을 폄훼하는 발언의 수위가 넘고 있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사무총장이 당내 단합을 강조하는 발언을 예전에도 한 적이 있었지만, 이번 발언은 '당무감사 관련 보고를 하겠다'고 소개한 뒤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이어졌습니다.

    당무감사 결과가 총선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 사무총장의 발언 이후 장내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사무총장이 저런 얘길 해도 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다고 합니다.

    "일반적 얘기"‥"공천 협박"


    이 사무총장은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이자 내년 4월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직위에 있습니다.

    발언의 무게감이 적지 않은 탓에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나왔습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결국 내가 듣기 싫거나 지도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의원들은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한 것 아니겠느냐"며 반발했습니다.

    한 영남권 중진 의원도 전화통화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당을 사랑하는 건강한 마음에서 쓴소리를 하는 거일 텐데 입을 막는다고 막아지겠느냐"라며 "설화를 일으키거나 해당 행위를 한 사람은 징계를 받을 수 있겠지만, 본인이 징계권자도 아닌데 너무 나간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오늘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방송에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당을 폄훼하거나 당에 해가 되는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자제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공천 안 준다는 뜻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것은 아닌 것 같고 일반적인 말씀을 하신 것 같다"고 일축했습니다.

    또 다른 TK 초선 의원도 MBC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도부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얘기"라며 "지난 의원총회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있었고, 이 사무총장이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한다는 전제로 당의 발전을 위한 비판이 아닌 비난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말한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배 침몰시킬 승객은 승선 못해"‥당 비판에 '공천 경고'?
    '암 덩어리' 윤상현 겨냥?‥"당 지도부 수도권에 인식차"


    특히 이 사무총장의 발언이 누구를 겨냥했는지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선 여러 해석이 나왔습니다.

    당내에선 비윤석열계인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를 포함해 최근 당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윤상현·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습니다.

    4선의 윤 의원은 내년 총선 수도권 위기설과 관련해 지난 9일 SNS에 "집권당의 현주소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고,

    지난 10일엔 KBS2TV '더 라이브'에 나와 당을 '암 환자'에 비유하며,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며 "민주당 같은 경우 암 치료하면 소생이 되지만, 국민의힘은 그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윤 의원은 오늘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사무총장의 '승선' 발언에 대해 "물론 일반론적인 얘기를 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명확하게 무슨 발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셔야 될 것 같다"고 응수했습니다.

    또, 수도권 위기설과 관련해 수도권 의원들은 수도권의 정서에 민감하고, 국민적 인식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영남권이나 강원권이라 상대적으로 못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선의 하태경 의원도 지난 9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쇼'에 나와 "강경보수들만 대변하는 정부로 비치는 경향이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과반이 아니라 지금 숫자보다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잼버리 국정조사' 주장에 동조하거나, 여성가족부 장관 경질론을 제기하는 등 현안에 대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경고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이철규 "당 모욕 발언에 당원 분노"…당무감사 10월 실시


    승선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이 사무총장은 오늘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의원 몇 명이 방송 등에 당을 폄훼하고 조롱해서 당원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사실에 기초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과 당을 모욕하는 것은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확대해석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10월,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한 사전지표로 쓰이는 당무감사 준비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이번 당무감사 대상에 현역 의원이 포함되는 만큼 공천 물갈이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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