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직원 가족이 시험감독원>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직원 가족을 각종 국가기술자격 시험의 감독이나 채점 위원으로 위촉해 40억 원이 넘는 수당을 지급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이 155개 정부 출연·출자기관 경영실태를 들여다본 결과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는건데요.
산업인력공단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시험 위원으로 위촉한 직원 배우자가 328명, 수당으론 평균 24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단골로 시험위원이 된 가족도 있었는데요, 서울 남부지사 한 직원의 배우자는 시험 위원으로 활동하며 챙긴 수당만 1억원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성년 자녀 10명이 시험 관리원으로 위촉된 사례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직원 가족들에게 지급한 시험수당을 모두 합하면 40여억 원이 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인력공단은 올해 4월 시행된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수험자 600여 명의 필답형 답안지를 채점 전에 모두 파쇄하는 초유의 사고를 낸 바 있죠.
감사원은 공단에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을 시험위원으로 위촉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퇴직자 단체에 일감 몰아주기>
퇴직자 단체와 고가의 계약을 맺거나, 사우회가 출자한 법인을 퇴직자들의 재취업 수단으로 활용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은 퇴직자들이 설립한 법인과 '폐비닐처리시설 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조건에 공단 퇴직자의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보수수준을 계약 예규보다 2배 가까이 책정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공단에서 노무비가 71억 원 과다 지급됐고, 퇴직자 업체가 공단에 지급할 금액을 정해 37억 원이 적게 납부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중소기업의 신규발행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P-CBO 발행을 주관하면서 업무 수탁기관으로 신보 사우회가 100% 출자하고, 퇴직자가 대표이사인 회사를 임의로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퇴직자가 대표이사나 이사로 근무하는 법인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신보는 이 회사에 매년 1~2급 퇴직자 채용 요청 명단을 줬고, 실제 업체는 2012~2021년 71명을 수탁업무 관리자로 채용했습니다.
<노동조합에 카페 무상임대>
원자력연구원, 해양수산개발원, 철도기술연구원은 입찰공고 없이 청사의 카페나 매점 공간을 노조에 무상임대한 점이 적발됐습니다. 이 때문에 연간 1천200만 원에서 1억 원이 넘는 임대료 수익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인데요.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퇴직자 챙기기, 노조 우회 지원 등 '제식구 챙기기식 행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복무기강 해이 사례도 다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직원 9명은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재택근무나 출장 근무를 한다고 보고하고 18차례에 걸쳐 대전 지역 골프장에 갔다가 적발되는 등 복무기강 해이 사례도 다수 있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9개 기관의 38명은 허위 출장비를 신청하거나 허위 열차표를 근거로 출장비를 신청해 2천640만 원을 부당수령하기도 했습니다.
감사원이 코로나19 병가 내역 확인 결과, 산업안전보건공단 등 3개 개관에선 확진 판정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조작해 병가를 사용한 3명도 적발됐습니다.
한국환경공단 등 18개 기관에서는 팀장급 이상 24명이 음주운전으로 입건됐는데도 기관들이 인지하지 못해 징계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사원은 162가지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며 30명에 대해 각 기관에 징계 요구했습니다.
정치
조희형
직원 가족 시험감독으로 채용, 퇴직자 단체엔 '일감 몰아주기'‥아직도 이런 공공기관?
직원 가족 시험감독으로 채용, 퇴직자 단체엔 '일감 몰아주기'‥아직도 이런 공공기관?
입력 2023-09-20 17:02 |
수정 2023-09-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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