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깜도 안 되는 자들이 깐죽"‥하태경 서울 출마에 '심기불편'?

국민의힘 중진 하태경 의원은 지난 주말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선 승리와 수도권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며 내리 3선을 했던 기존 지역구 부산 해운대를 떠나 험지인 서울 출마 방침을 밝힌 겁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지난 7일)]
"새 인재에게 길을 터주고 저는 서울에서 도전하여 승리하겠습니다. 제가 해운대를 떠나 서울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당은 2석을 따내는 효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폄하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여권 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홍 시장은 자신이 구축한 정치커뮤니티 '청년의 꿈'에서 하 의원과 관련해 "선당후사라기보다는 제 살길 찾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권 강세 지역구에서 이미 3선을 한데다 비윤계에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하 의원이 공천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서울행을 택한 것이라는 주장으로 해석됩니다.

그러자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왜 사감을 앞세워 깎아내릴 생각만 하냐"며 "수도권에 도전할 엄두도 못 내다가 결국 영남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 않느냐"고 반발했습니다.

홍 시장이 하 의원과 불편한 관계인 점, 또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는 점을 거론하며 비판한 겁니다.

이에 홍 시장은 재차 SNS에 글을 올려 "박근혜 정권 궤멸 후 동지의 등 뒤에 칼을 꽂고 나간 자들을 나는 잊지 못한다"며 "어쩌다 또 한편이 됐다고 한들 한 번 배신한 자들이 두 번 안 하겠냐"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이미 수도권 험지에 5번이나 출마했다, 깜도 안 되는 자들이 개혁을 빙자해 깐죽대고 있는 건 참으로 유감"이라며 천 위원장을 비롯한 당내 비윤계 젊은 정치인들까지 직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하 의원의 서울 출마선언 이후 당내에선 영남권 중진 물갈이론으로 확산될지를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하태경 의원의 경우 수도권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지만, 다른 영남 중진들은 그렇지 않다며 "제2, 제3의 하태경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월 10일)]
◇ 진행자: 제2, 제3의 하태경 나올 것 같습니까?
◆ 이준석: 안 나오죠. 국민의힘이 본질적으로 북한을 싫어하기 때문에 지역구를 조금이라도 북쪽으로 가져가는 걸 싫어합니다. 강남 사람 절대 강북 출마 안 하고요. 영남 사람 절대 수도권 출마 안 하고요.
◇ 진행자: 특히 험지 출마할 중진 더 없을 거다?
◆ 이준석: 북상해서 잘 된 케이스가 별로 없어요.

다만 당 지도부인 김병민 최고위원은 "하 의원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에서도 희생을 통해 당 전체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불타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