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가치·품격 잃었다" 작심 비판‥신당 가능성 시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대표는 "제1 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며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고 거세게 비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의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학술포럼 기조연설에서 "민주당은 긴 세월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과거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 내고 건강을 회복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 결과로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문제에 가려지곤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또, "정치에서는 도덕적이지도 않고 능력도 부족한 거대 정당에 의한 정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 다당제 구현, 거대 정당의 내부 혁신을 해답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그러기 위해 당장 할 일은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양대정당이 의석 독과점을 위해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병립형은 정치양극화의 폐해를 극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기를 권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대통령실과 내각을 균형 잡힌 식견과 경험을 갖춘 인사들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까지처럼 생각이 얇고 치우친 인사들이 요직을 차지하면 국정이 비뚤어지게 마련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대표는 토론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을 염두하고 있냐는 질문에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며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민주당이 전당대회의 권리당원 표 가치를 3배 이상 높인 당규 개정안을 어제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 것과 관련해선 "사실상의 사당화"라며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