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범죄라는 걸 알고도 남의 카드를 넘겨받았다면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는 지난 2020년, 보이스피싱 범죄 관계자로부터 인출금액의 10퍼센트를 받기로 약속하고, 다른 사람의 체크카드 두 장을 퀵서비스로 넘겨받은 혐의로 기소된 30대 인출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당시 제보를 받고 함정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 인출책에게 체크카드를 퀵서비스로 보낸 뒤, 카드가 전달되자마자 그를 체포했고, 검찰은 대가를 약속받거나 범죄라는 걸 알고도 카드를 보관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한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인출책은 돈을 인출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이지, 카드를 받아 보관하는 대가를 약속받지 않았다"며 "전자금융거래법으로 처벌할 수 없어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직접적으로 카드 보관에 대한 수수료가 아닐 수는 있지만, 그렇다해도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카드를 보관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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