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겪는 SM엔터테인먼트가 자사 1대 주주로 올라서는 하이브의 추가 지분 공개매수에 대해 "우리의 고유 개성과 가치관이 사라질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SM은 이날 오전 공시한 '공개매수에 관한 의견표명서'를 통해 "본 공개매수는 당사와 아무런 협의나 논의 없이 하이브가 당사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의 별도 합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SM은 "이런 적대적 방식의 공개매수 시도는 K팝 문화를 선도하는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공헌한 아티스트와 임직원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임과 동시에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훼손할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M은 "공개매수자는 향후 어떻게 회사 및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수만과 연대해 경영권 분쟁의 외관을 창출하면서 당사와 카카오 그룹의 사업적 협력관계 구축을 무산시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하이브가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음원 및 콘텐츠 제작에 있어서도 당사 소속 아티스트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는 등으로 당사의 사업적 역량이 약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K팝 문화를 선도해 온 대표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로서 당사와 아티스트가 발전시켜 온 고유한 개성이나 가치관이 사라지는 것 또한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철혁 SM CFO 최고재무책임자도 이날 오전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SM과 하이브가 합쳐지면 전체 K팝 시장 매출의 66%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여론전에 가세했다.
작년 3분기 기준 SM과 하이브의 음반·음원 수익을 합산하면 시장 전체의 70%, 공연 수익을 합산하면 무려 89%에 이르러 K팝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겁니다.
장 CFO는 또한 "하이브의 지분 인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추후 이뤄질 공정위 심사는 SM의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독과점 이슈로 기업결합신고가 반려된다면 대량의 SM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을 경우에도 하이브에서 공정위가 제시한 시정 조치 실행을 위해 피인수사인 SM의 사업 규모를 축소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신청이 마감인 3월 1일이 되기 전에 SM이 그리고 있는 `SM 3.0`의 전체 전략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SM은 이달 3일 이수만을 음반 제작에서 배제하는 대신 제작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을 신설해 음반 제작 속도를 앞당기는 `SM 3.0` 비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후 10일 SM 인수전에 하이브가 뛰어들면서 이날 오전 9시 현재 SM 주가는 공개매수가 12만 원을 훌쩍 뛰어넘은 상태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