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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상훈

동성 부부 차별 안돼‥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동성 부부 차별 안돼‥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입력 2023-02-21 10:46 | 수정 2023-02-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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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 부부 차별 안돼‥법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법원이 동성 부부의 사실혼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처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1-3부는 소성욱 씨가 동성 배우자인 김용민씨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해 달라며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동성결합 상대방도 피부양자 자격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2019년 결혼식을 올린 소성욱씨는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했지만, 건보공단은 뒤늦게 동성 배우자는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소씨에게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 부부라는 이유 만으로 차별을 당했다"며 재작년 2월 행정소송을 냈고, 작년 1월 1심 재판부는 "현행법상 혼인은 여전히 남녀의 결합을 근본 요소로 한다"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2심 재판부도 "현행법령 해석상 동성부부를 사실혼 관꼐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대신 '동성결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행정기관이 이성관계인 사실혼 배우자만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소수자는 다수자와 다른 것일 뿐 그 자체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일 수 없고, 소수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노력은 인권 최후 보루인 법원의 가장 큰 책무"라고 밝혔습니다.

    소씨는 오늘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세상이 아니라 권리와 존중, 평등, 사랑이 가득한 세상을 원한다"며, "그런 세상이 더 빨리 가까워질 수 있도록 판단해 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씨의 배우자인 김씨도 "그간 참고 견딘 것들이 오늘 결과로 녹아버린 것 같아 기쁘다"면서도 "오늘 얻어낸 권리는 혼인으로 얻어낼 수 있는 천가지 권리 중 하나일 뿐이라 갈 길이 멀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이들을 대리한 박한희 변호사는 "첫 재판부터 2심 재판부가 사건 쟁점을 '평등 원칙'으로 따져보자고 했는데, '동성부부에 대한 차별이 헌법에 반한다'는 우리의 주장을 재판부가 받아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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