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대형 화물차가 어디론가 갑니다.
뒤를 쫓아가니, 경기도 연천군의 한 농지로 들어가는 차량.
화물차에서 무언가가 쏟아지자, 불도저가 지나다니며 땅에 묻습니다.
얼핏 보면 일반 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농장 매립이 금지된 폐기물입니다.
'무기성 오니'로 불리는데, 암석을 부숴 모래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이런 폐기물을 다량으로 땅에 묻으면 인산이 부족해지거나, 수소이온농도가 상승합니다.
작물이 잘 자라지 않거나 토양 오염도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무기성 오니' 같은 폐기물을 불법 매립한 혐의로 골재업자와 운반업자, 성토업자 등 3명을 적발했습니다.
이들이 매립한 무기성 오니 폐기물은 대형 화물차 60여 대 분량인 1천5백75톤에 달합니다.
농장주는 '좋은 흙을 가져와 성토해주겠다'는 업자들의 말을 믿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특별사법경찰단 관계자는 "덤프트럭 63대분을 정식 폐기물업체를 통해 처리하려면 5천만 원이 드는데, 농지 매립은 1천2백만 원만 소요된다"며 "3천8백만 원을 아끼려 범행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천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도한 농지 성토·매립 근절을 위한 개발행위허가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사회
김현지
[영상M] "좋은 흙 줄게" 속여‥폐기물 1천5백톤 불법 매립
[영상M] "좋은 흙 줄게" 속여‥폐기물 1천5백톤 불법 매립
입력 2023-02-24 17:16 |
수정 2023-02-2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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