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무너지는 교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선생님들](http://image.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3/03/07/SY20230307-09.jpg)
- 정서적 학대의 무서움, 학생들의 이름도 마음대로 부르지 못해 생활지도를 할 수 없는 교사들‥
7일 밤 PD수첩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에서는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했던 일선 교사들의 상황을 취재했다.
이혜숙(가명) 선생님은 경력 35년 차 초등학교 교사로, 지난 2월 학부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이선생님은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장면을 학생들에게 가르쳤고, 아픈 학생에게 까치발로 걷도록 시킨 것이 아동학대로 간주되었다. 이선생님은 2년 전 가르쳤던 학생의 학부모에게 고소를 당했으며 사건의 시작은 2021년 4월이라고 밝혔다. 그 날 현수(가명)는 물병을 구기며 수업을 방해했고, 선생님은 빨간 카드를 들고 있는 호랑이 캐릭터 옆에 현수(가명)의 이름표를 붙였다. 그리고 선생님은 생활 지도의 명목으로 현수(가명)에게 방과 후 교실 청소를 시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현수(가명)의 학부모에게 전화가 와 아홉 살짜리 아이에게 왜 청소를 시켰는지 물었다고 했다. 뒤이어 학부모는 학교로 직접 찾아와 항의를 했으며 사건 다음 날부터 현수(가명)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무단결석이 이틀 째 되던 날, 선생님은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하던 도중 충격으로 인해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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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이선생님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한 1차 수사 기관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경찰은 의견서, 진단서,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의 자문 등을 통해 사건을 판단한다고 밝혔다. 본 사건의 담당 검사 역시 주요 근거로 전문 기관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김재욱 교사는 "아동 보호 전문 기관 사례 결정 위원회의 의견이 법적 의견이 아니며, 자문하는 역할만 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의견을 검찰에 전달한 것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검찰은 '아동 보호 전문 기관에서 아동학대로 보인다고 하는데, 내가 어떻게 그걸 뒤집냐'라는 입장이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피하는 상황"이라고 자신의 주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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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정서적 아동학대 신고를 악용한 사례도 있었다. 2021년 11월, 유서영(가명) 선생님은 학부모가 수업 중에 교실로 들이닥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폭언을 퍼붓던 학부모는 선생님의 멱살을 잡았다고 했다. 선생님은 그 일로 허리를 다쳤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상황이 불리해진 학부모는 역으로 선생님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선생님은 넉 달간 구청과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며, 자신의 무죄를 증명했다. 결국 선생님은 무혐의가 인정되었지만, 마음의 병이 생긴 선생님은 교사 일을 2년째 쉬고 있다고 밝혔다. 선생님은 제작진에게 "나는 그냥 여기 소속된 교사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만 하는데, 왜 나를 보호해 주지 않는 건가? 그런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라며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학교와 교육청도 선생님의 손을 잡아주지 않았고, 그저 혼자서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야 했다는 사실이 선생님을 더욱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PD수첩] 무너지는 교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선생님들](http://image.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3/03/07/SY20230307-12.jpg)
![[PD수첩] 무너지는 교권,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선생님들](http://image.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__icsFiles/afieldfile/2023/03/07/SY20230307-13.jpg)
취재를 하던 와중, 최선생님 덕분에 교사가 된 제자가 제작진을 찾아왔다. 19년 전 최선생님의 제자 A씨는 입시 자기소개서를 보여주며 "5학년 때 최선생님을 보고 나도 이런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으며, 선생님 덕분에 교사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최선생님의 제자 B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최선생님이 가방과 옷을 사주며 용기를 주었다는 자신의 경험을 제작진에게 말해주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의 민원이 형사사건이 되지 않도록 학교나 교육청 내에 중재 시스템이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 인권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교사에게 학생들을 온전히 가르칠 수 있는데 기울이지 못하게 하고 이 민원까지를 다 떠안고 가게 하는가. 이 시스템에 대한 질문인 거죠 사실. 이걸 갖춰주지 않고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은 온전히 네 담당이야, 네가 책임져. 그게 곧바로 사법적 논리로 넘어가고 이렇게 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최 선생님은 제작진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전국에 굉장히 많은 선생님들이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든요. 근데 이게 그동안 이렇게 언론에 나오지 않았던 것은 학대 신고를 받으시면 일반적인 선생님들이 다 병가를 쓰고 들어가세요. 아니면 합의금을 주시죠. 아동학대라는 것을 무기로 선생님들을 고소하고 공격했을 때 우리가 방어할 방법이 없다는 거‥그리고 그것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거, 그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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