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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곽동건

"치료보다 배달이 더 중요해요!" 직업의식인가 했더니‥

"치료보다 배달이 더 중요해요!" 직업의식인가 했더니‥
입력 2023-03-26 14:03 | 수정 2023-03-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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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밤 9시쯤 서울 은평구의 한 도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도로에서 넘어져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구급차가 출동했습니다.

    경찰도 도착해서 보니 30대 여성인 오토바이 운전자는 다리를 다쳐 치료가 필요한 상황.

    그런데 사고 접수를 위해 경찰이 인적 사항을 물어보자 갑자기 운전자의 태도가 돌변했다고 합니다.

    [오윤호 경장/서울 은평경찰서]
    "'왜 자기가 신원을 알려줘야 하냐'고 좀 강하게 항의하시더라고요. 약간 뭔가 있을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은 들긴 했습니다."

    한참 실랑이를 하던 운전자는 이번엔 '당장 음식 배달을 해야 한다'며 다짜고짜 오토바이를 타고 출발하려 했습니다.

    [오윤호 경장/서울 은평경찰서]
    "(운전자가) '나는 배달이 더 중요하다' 이런 식으로… 제가 생각해낸 게 '그럼 인적 사항만 알려주시면 배달 보내드리겠다' 했더니…"

    그러자 정말로 인적 사항만 불러준 뒤 오토바이가 내달리기 시작했고, 경찰차 두 대가 급히 그 뒤를 쫓아갑니다.

    확인해보니 이 운전자는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해 법원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는데, 계속 벌금을 내지 않아 지명수배까지 된 상태였습니다.

    [오윤호 경장/서울 은평경찰서]
    "어! 이거 무조건 잡아야겠는데? 그 생각밖에 안 했어요. 관련된 사건이 더 있을지 모르니까 잡아서 더 확인해봐야 하지 않나…"

    경찰이 추격하자 신호 위반까지 하며 10여 분을 달려가는 오토바이.

    결국 도착한 곳은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었습니다.

    [오윤호 경장/서울 은평경찰서]
    "아예 도망가는구나… 그 생각 들었죠. 정말로 배달지이긴 하더라고요. 그 주차장 들어간 데가…"

    쫓아간 경찰관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고 올라가 배달을 마치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배달 직후 경찰은 이 여성을 현장에서 체포해 경찰서로 넘겼습니다.

    [오윤호 경장/서울 은평경찰서]
    "경찰차 타시니까 아까 전에는 죄송했다느니 이런 얘기는 하시더라고요. 화낸 거에 대해서… 수배된 것 알고 계신 것 같더라고요."

    서울 은평경찰서는 "수배 사실을 알고 도주한 운전자를 끝까지 쫓아 안전하게 체포에 성공했다"며 "이후 이 운전자는 미납한 벌금을 모두 납부한 뒤 풀려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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