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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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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입력 2023-03-28 22:33 | 수정 2023-03-28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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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 기준금리를 여덟 차례나 올린 지난해‥5대 시중 은행이 이자로 벌어들인 돈만 약 '50조 원'

    28일 밤 PD수첩 <서민의 든든한 동반자? 은행의 배신>에서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했던 은행의 수익 구조와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서민의 삶을 들여다보았다. 최근 은행을 둘러싸고 공공성 논란이 뜨겁다. 그 시작은 역대 최고를 기록한 5대 은행의 순이익과 ‘성과급 잔치’ 보도였다.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5대 은행의 막대한 이자 수익은 49조 2,298억 원으로 확인되었다.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연달아 갱신한 지난 3년, 제작진이 만난 가구회사 대표 정일 씨는 20년 가까이 일군 회사가 무너져버렸다. 정일 씨의 회사는 작은 공방에서 시작해 연 매출 50억 원대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해외 생산 공장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영향을 받아 회사가 큰 위기에 처했다. 정일 씨는 그동안 회사가 잘될 때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던 은행이 이번에는 자신을 도와주지 않아 제1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고 제2 금융권으로 옮겨갔다고 말했다. 그 결과 빚은 빠른 속도로 증가해 채무액이 8억 원대에 달한다고 하였다. 정일 씨는 제작진에게 “은행은 어떻게 보면 우리 회사와 나를 버렸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기대야 할 건 불법 사채시장밖에 없다”라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14조 2천억 원. 코로나 기간 자영업자의 빚은 매해 약 100조 원 이상 늘어났다. 그 와중에 5대 시중 은행이 최근 5년간 벌어들인 이자 수익은 약 235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제작진은 계속되는 서민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는 은행의 수익구조에 대해 알아보았다. 은행은 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금리를 결정한다. 신용도가 낮거나 담보가 없는 경우 가산금리가 올라가지만, 대체로 시장금리가 내리면 부실 위험이 줄어들어 가산금리도 내려간다. 제작진은 은행 업무 전반을 잘 알고 있다는 전직 은행원 A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A씨는 은행이 ‘전국은행연합회’가 정한 대출금리 모범규준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따르지만, 세부적인 산정방식은 대외비로 은행마다 제각각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몇몇 시중 은행은 예금보험료나 지급준비금과 같은 은행이 지급해야할 비용을 고객에게 떠넘겼다. 지난 5년간 5대 시중은행이 대출자가 부담하도록 한 법적 비용은 10조 2천여억 원으로 밝혀졌다. 제작진은 5대 시중 은행에게 대출금리 산정방식을 묻고 자료를 요청했지만, 끝내 답변을 받지 못했다.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제작진이 만난 직장인 김보성 씨는 2년 전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1억 6천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금리가 점점 오르더니 작년 말부턴 이자만 82만 원이 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김 씨는 돈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으며,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전세 계약 만료에 전셋집도, 전세자금 대출도 알아봐야 하는 상황으로 고민이 많다고 했다. 2년 전 PD수첩이 만난 자영업자 허희영 씨 역시, 방송 당시 1억 5천만 원이었던 빚이 현재 세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동생을 도우려고 8천만 원의 대출을 받은 이미숙(가명) 씨는 3년간 연체 없이 돈을 갚았지만, 이자가 불어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제작진에게 “힘들긴 하지만 원금 1원 하나도 안 빼고 다 갚을 거고요. 서민한테 너무나 약탈적이고 너무나 냉정한 이 금융시스템에 저는 지지 않을 거예요. 꼭 다 갚고 다시 제 원래의 신용을 찾아서 이렇게 빚에 몰리기 전의 저로 돌아갈 거예요”라고 말했다.
    [PD수첩] 은행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지난해 3분기 기준, 세 군데 이상의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447만여 명, 채무액은 589조 원을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 금리 격차로 고통받는 금융 취약계층을 보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다중채무자가 증가한 최근 몇 년 사이 5대 시중 은행의 중금리대출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금융당국이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한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규모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자 연체율은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가계 연체율도 2013년 3월 이후 최대이다. 길고 긴 코로나19 대유행을 견뎌내고도 고물가, 고금리, 경기 침체가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은행이 역대급 성과를 기록하기 전에, 잠재적 위험요소는 없는지, 취약계층과 고통을 공유하는 방법이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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