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사회
기자이미지 곽동건

"사장님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불쑥 찾아온 '손가방 3인조'

"사장님 협회에서 나왔습니다" 불쑥 찾아온 '손가방 3인조'
입력 2023-04-20 16:26 | 수정 2023-04-20 17:18
재생목록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한 노래방.

    모자를 쓰고 한쪽 팔에는 네모난 손가방을 낀 남성이 계산대 앞에 서 있습니다.

    잠시 뒤, 비슷한 손가방을 든 남성 두 명이 건들거리며 노래방으로 들어옵니다.

    손가방을 든 3인조는 잠시 여성 업주와 대화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계산대에 놓여 있는 종이컵을 업주 쪽으로 냅다 던집니다.

    업주가 화가 난 듯 계산대 밖으로 나오자, 모자를 쓴 남성은 곧바로 업주의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넘어뜨립니다.

    다른 여성이 이 남성의 팔을 붙잡으며 말려보지만, 남성은 손을 뿌리치며 삿대질을 계속합니다.

    한참 행패를 부린 이들은 다시 계산대 앞으로 걸어 나와 태연하게 휴지를 뽑아들고 손가방을 정성스럽게 닦아내더니 그 자리에서 담배까지 피워댑니다.

    이들은 이른바 '가리봉동 보도협회' 조직원들로 서울 가리봉동에서 성매매 알선업소를 운영하는 일당이었습니다.

    이들은 가리봉동 인근 노래방 업주들을 찾아가 자신들이 성매매를 알선하겠다며 협박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조직 총책은 2012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했는데, "가리봉동 상권을 장악해 보자"며 중국에서 조직원들을 모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영업 방해와 폭행 등 피해를 본 노래방만 모두 40곳에 달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일당 등 9명을 붙잡아 총책 등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직 총책] "뭐 엿 먹으라고 또 가져온 거예요?"
    [경찰] "(압수영장) 발부된 거예요. 아우디 차량에 보관하고 있는 회칼 한 점. 저희가 압수합니다."
    [조직 총책] "제가 차 딱지 뜯을 때 쓰는 용도라고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습니다. 그 앞에 풀도 붙어 있고요."
    [경찰] "본인 것 맞으시죠?"
    [조직 총책] "예, 맞습니다. 예, 압수하세요. 예."

    이들은 심지어 노래방 업주와 종업원을 감금하거나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하는 등 요구에 따르지 않는 노래방은 사실상 영업을 못 하게 만들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이런 수법으로 해당 지역 성매매 알선업을 사실상 독점했을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들이 검거되자 가리봉 상가 협의회에서는 '경찰의 노고에 가리봉이 더 안전해졌다'며 환영하는 현수막까지 내걸었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