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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김상훈

신입에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법원 "성희롱"

신입에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법원 "성희롱"
입력 2023-05-08 09:52 | 수정 2023-05-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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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입에 스무 살 많은 직원과 "사귀라"‥법원 "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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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20살가량 나이 많은 다른 직원과 사귀어 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면,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는 국내 한 대기업 여성 직원이 다른 남자직원과 만나보라고 몰아간 직장 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3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완전히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가 이뤄졌다 보기 어렵고 다른 사원들도 같이 있었던 자리라는 상황을 종합하면 상사의 발언으로 여성 직원이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20년 입사한 이 여성 직원은, 입사 넉 달이 지난 뒤 상사 3명과의 식사자리에서, 한 상사가 20살가량 많은 미혼 직원을 지목하며 "사는 곳이 같고, 둘 다 치킨을 좋아하니 잘 맞겠다"는 발언을 들었습니다.

    이 여성 직원은 "이제 치킨 안 좋아한다"며 완곡히 거부의 뜻을 밝혔지만, 이 상사는 거듭 "돈이 많은데도 안 되냐?"고 발언을 이어갔고, 이 일이 문제가 돼 회사는 두 사람을 분리해 인사조치하고 상사를 징계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휴직한 여성 직원은 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이 상사 측은 "노총각인 남성 동료에 대해 농담을 했을 뿐, 음란한 내용이나 성적 언동이 아니었다"고 항변했습니다.

    법원은 "당시 이 기업이 이 사례를 성희롱 예방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사내 커뮤니티에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며 "상사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성적굴욕감을 느끼게 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상사가 진지하고 충분히 사과했는지 의문이지만, 이미 징계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위자료 금액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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