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나갔어요" "너무 빡쳐요" 채점 안 된 답안지, 파쇄했다니‥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입니다.

"나이가 있어서 한 달 동안 다 잊어버렸는데 이 방법밖에 없냐"고 묻습니다.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냐", "저도 해당자다, 가채점 결과 넉넉히 합격 예상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는 반응들이 쏟아집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연서중학교에서 치러진 '2023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들입니다.

시험 본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채점도 하지 않은 답안지가 모두 파쇄됐으니,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이 중학교에서는 건설기계설비기사 등 61개 종목에 수험자 609명이 응시했는데, 시험 종료 후 답안지를 운반하던 과정에서 전부 파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고에 보관됐다가 채점실로 옮겨졌어야 할 답안지가, 금고 옆에 있는 창고로 옮겨졌다가 전부 파쇄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발생한 겁니다.

사고가 확인된 시점은 시험을 치른 지 한 달 가까이 흐른 지난 20일.

공단은 답안지가 파쇄된 수험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재시험을 치른다는 계획인데,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어수봉/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저를 비롯하여 관련 책임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습니다."

어 이사장은 "공단이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해 시험 응시자 여러분께 피해를 준 점,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일이라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공단은 609명에게 교통비 등을 지원하고 추가 보상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