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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인권침해 방지" vs "증거인멸 우려"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인권침해 방지" vs "증거인멸 우려"
입력 2023-06-02 18:22 | 수정 2023-06-0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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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인권침해 방지" vs "증거인멸 우려"

    '압수·수색영장 실무의 현황과 개선방안' 학술대회 [사진 제공: 연합뉴스]

    압수수색 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할 때 판사가 담당 검사나 제보자 등 사건 관계자를 직접 심문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의 필요성을 두고, 법원과 검찰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와 한국형사법학회가 압수수색영장의 개선방안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법원은 인권보호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진실 발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장재원 부장판사는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따라 사생활 침해 위험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는 문제의식이 크다"며 "현 제도 아래에서는 판사가 의문이 있어도 영장 발부와 기각,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장 부장판사는 "사전심문 제도가 도입되면 압수 대상자 인권의 과도한 침해를 방지해, 헌법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기영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19세기 말 지하창고에 숨겨놓은 밀주를 압수수색하는 것을 염두에 둔 현재 규정으로는 21세기의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대응하는 데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검찰측을 대표한 한문혁 부장검사는 알파벳과 숫자, 로마자가 섞인 파일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수색을 하기 전에는 어떤 증거가 남겨져 있을지 알 수 없고, 사전심문을 한다고 대상을 더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도 없다"며 "별다른 실익 없이 실체적 진실 발견의 근본만 흔드는 것이 아닐지 우려된다"고 맞섰습니다.

    검사 출신인 박경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도 "사전심문 제도가 도입되면 형평성 시비와 증거인멸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법원이 수사기관화 되거나 중립성이 침해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을 지난 2월 입법예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달 1일부터 새 규칙을 적용하려 했지만, 검찰과 학계에서 우려가 이어지자 추가 의견을 수렴해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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