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각장애인용 온라인쇼핑 서비스 개선 해야"‥위자료는 기각

[자료사진: 연합뉴스]

대형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고 1심에 이어 2심 법원도 거듭 판결했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6부는 시각장애인 960여 명이 지마켓과 SSG닷컴, 롯데쇼핑을 상대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차별을 받고 있다며 낸 송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판결 확정일로부터 6개월 안에 서비스를 개선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시각 장애인에게 충분하고 적절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차별 행위가 맞다"며, "6개월 내에 화면낭독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상품 광고와 상세 내용 등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라"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현행법에 업체가 시각 장애인에게 어떻게 안내를 해야 할지 구체적 기준이 없고, 시각장애인들도 소송을 내기 전에 업체 측에 개선을 요구한 증거가 없다"며, 업체가 시각장애인들에게 위자료를 10만 원씩 지급하라고 한 1심 판결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무총장은 "재판부가 장애인 차별 문제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여전히 보수화돼 있다"며 "소송을 벌여온 7년간 변화가 없었는데, 기업들이 6개월 만에 서비스를 개선하겠냐"고 지적했습니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김재환 변호사도 "1심은 1년에 1만 원도 되지 않는 명목상 손해배상을 인정했는데, 이를 기가각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상고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지난 2017년 "시각장애인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품을 사기 어렵다"며 정보이용에 차별을 당한 데 대해 1인당 2백만 원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 법원은 4년 만인 지난 2021년 "쇼핑몰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상품에 대해 충분한 대체 텍스트가 제공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쇼핑몰들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어겼다며 1인당 1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