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자정이 지난 시각, 부산 부산진구의 한 주택가.
담벼락에 쌓인 쓰레기 더미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습니다.
"누가 불을 지르고 가서 담벼락에 불이 붙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경찰관]
"119 신고했어요? <신고했어요. 신고했어요.> 그 남자 어디 있어요? <모르겠어요. 무서워요.> 걱정하지 마세요."
경찰관은 곧바로 주변 상황을 파악한 뒤 소화기로 불을 끌 준비를 합니다.
[경찰관]
"뒤로 좀 빠지시고. 뒤로 좀 빠지세요. 여기 차를 좀 빼주세요. 여기 소화기 있으면 좀 주세요! 소화기 있으면."
주민들의 협조를 구한 경찰관은 일단 순찰차에 있던 소화기를 가져와 불부터 끄기 시작합니다.
[경찰관]
"지금 소화기로 화재 진압 중."
다행히 금방 불길이 잡히자 주택에서 주민 대피 여부를 확인한 뒤 방화 용의자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그 순간, 또다시 불길이 일고.
[경찰관]
"불! 불! 불! 소화기 없어요? 다 쓴 거야? 아…"
이 상황을 본 한 주민이 소화기를 들고 달려와 직접 진화를 돕습니다.
잔불이 모두 꺼지자 경찰은 본격적으로 도주한 용의자 추적에 나섭니다.
일단 용의자가 도망친 쪽으로 얼른 뛰어가 보지만, 파란 외투를 입었다는 남성 용의자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경찰관]
"선생님 바로 앞에 누가 여기 파란 점퍼 입고 앉아있는 분 보셨어요? <아니요. 못 봤는데요.> 아 알겠습니다."
탐문을 이어가던 도중 무전에서 한 단어가 들려옵니다.
[112 무전]
"떡방앗간, 떡방앗간!"
경찰 관제센터에서 CCTV를 살펴보던 중 비슷한 인상착의의 남성이 방앗간 앞에서 발견된 겁니다.
곧바로 용의자를 향해 전력 질주를 시작하는 경찰관.
방앗간 바로 앞 공원 벤치에서 파란 점퍼를 입은 용의자를 발견합니다.
[경찰관]
"이리 와 보세요. <아이 놓으세요. 너무 아파요.> 알았어요. 빼보세요. 손 빼보세요. 알았어요. 알았어요. <놓으세요, 그래.> 잡고 있을게요. 신분증 주세요. <놓으시고 말씀하세요.>"
결국 용의자는 혐의를 인정하고 현장에서 체포됐습니다.
[112 무전]
"용의자, 용의자 검거됐답니다."
경찰에 붙잡힌 40대 남성은 주택가 쓰레기 더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로 결국 구속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신변을 비관해 방화를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일반건조물방화예비죄와 일반물건방화죄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화면 제공 : 부산경찰청)
사회
곽동건
"불! 불! 방화범 빨리 찾아" 그 순간 들려온 "떡방앗간"?
"불! 불! 방화범 빨리 찾아" 그 순간 들려온 "떡방앗간"?
입력 2023-06-18 08:55 |
수정 2023-06-1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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