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유정이 과외 앱을 통해 50여 명과 연락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메모도 썼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부산지검은 오늘 정유정을 기소하면서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범행 동기와 수법 등과 관련한 추가 정황을 공개했습니다.
정유정의 책상에서 발견된 한 공책에는 다른 내용은 없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 글귀가 자필로 쓰여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 글이 최근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유정이 진술을 거부해 정확한 작성 시점은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유정이 자신의 분노를 이른바 '묻지마 살인'으로 해소하기 위해 혼자 사는 여성 다수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정유정은 과외 앱을 통해 모두 54명의 강사에게 대화를 시도했으며, 이 과정에서 혼자 살고, 여성이고, 피해자의 집에서 과외 수업이 가능한지 등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살해당한 피해자가 이 같은 조건에 부합했기 때문에 정유정이 범행 대상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정유정이 피해자의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은 것은 자기 옷에 혈흔이 남은 상태로 바깥에 나가지 못해서일 뿐이었다며 신분 탈취 심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또 일부 언론에서 정유정이 자폐적 성향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자폐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습니다.
대검 심리분석 결과 '자신의 증상에 대해 과장되게 꾸며내고 있는 상태로 사이코패스적 성향이나 주의력 부족 등은 있지만, 정신증이나 자폐스펙트럼 장애 가능성은 적다'고 평가됐다는 겁니다.
검찰에서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선 26.3점으로, 27점인 강호순보단 약간 낮았지만 고위험군 기준인 25점보단 높았습니다.
검찰은 "생면부지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해 큰 충격을 준 사안"이라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회
곽동건
'과외샘' 구하며 "혼자 사세요?"‥54명이 받은 정유정 질문
'과외샘' 구하며 "혼자 사세요?"‥54명이 받은 정유정 질문
입력 2023-06-21 18:12 |
수정 2023-06-2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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