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진단받은 33살 LED 노동자‥6년 만에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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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제조 공장에서 일한 뒤 33살 나이에 파킨슨 병을 얻은 근로자가 6년 만에야 법원 판결로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단독은 전 LED 공장 노동자인 47살 신 모 씨가 자신의 파킨슨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산업재해가 맞다"고 판결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 2002년 3월부터 2년 9개월간 LED 제조업체 두 곳에서 유해화학물질 등을 다루는 작업을 한 뒤 퇴직했는데, 지난 2007년부터 왼쪽 팔의 움직임이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났고, 결국 33살이던 지난 2009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신 씨는 지난 2017년 LED 제조업체에서 일할 때 노출된 유해인자 때문에 파킨슨병이 생겼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신청을 했지만, 공단 측은 2년 간의 심사 끝에 "업무와 파킨슨병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불승인했습니다.

당시 공단은 "파킨슨병은 현대의학상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고, 유전 요인 또는 유해인자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며 "신 씨가 근무하며 파킨슨병 유해인자를 사용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사용했더라도 노출 수준이 높지 않다"고 불승인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신 씨가 하루 평균 11시간에서 12시간씩 일하고, 휴일은 1년에 5일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했다"며 "당시 열악한 근무환경과 과다한 근로 시간 등을 종합하면 신 씨가 사업장에서 노출된 유기화합물과 유기용제 종류는 더 다양하고 노출 정도가 훨씬 중하다고 추론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비록 파킨슨병의 명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이 병은 신 씨가 사업장에서 근무할 때 다수의 유기용제와 유기화합물에 노출된 것이 원인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와 질병간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의학적 관점으로 협소하게 판정하고 있다"며 "법적·규범적 관점에서 여러 제반 사정을 고려하라는 대법원 판례 기준에 따라 공단의 위법 부당한 불승인 판정 관행을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