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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곽동건

엄지 '척' 하자 손가락 '착'‥버스 좌석 밑엔 웬 남자가?

엄지 '척' 하자 손가락 '착'‥버스 좌석 밑엔 웬 남자가?
입력 2023-06-25 08:42 | 수정 2023-06-2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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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0일 오후 1시 반쯤, 광주광역시 서구의 한 버스 안.

    한 승객이 112에 문자메시지로 신고를 했습니다.

    "다른 승객의 다리를 몰래 촬영하는 사람이 있다"는 내용.

    경찰은 신고자가 버스에 함께 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통화 대신 문자로만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신고자는 경찰에 버스 번호와 현재 위치까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한택진 경위/광주서부경찰서]
    "그 불법 촬영자가 경찰 신고 내용을 만약 알았을 때 그 중간에 내려서 도주할 수도 있고, 또 격분해서 2차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서 문자로 주고받으면서 현장 상황을…"

    버스의 위치를 파악한 경찰관들은 바로 다음 정류장 뒤에 숨어서 기다렸고, 신고자는 버스 기사에게 슬쩍 다가가 "이상한 승객이 있어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속삭였습니다.

    잠시 뒤 경찰을 발견한 기사는 오른손을 들어 '이 버스가 맞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버스를 세운 뒤 다른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경찰관들을 먼저 태우는 버스 기사.

    경찰이 올라타자 엄지손가락을 들어 뒤쪽을 가리키고, 그 순간 한 승객도 손을 번쩍 들더니 손가락으로 옆 좌석을 가리킵니다.

    [한택진 경위/광주서부경찰서]
    "기사님이 엄지손가락을 뒤쪽으로 가리키면서 들어가시라고 얘기를 했고, 신고자가 자신의 오른손으로 손짓을 해서 '아 잡았구나, 이제 됐구나' 이런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 손으로 가리킨 좌석에는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경찰이 다가가 보니 용의자는 좌석 밑에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었습니다.

    휴대전화를 달라는 경찰 요구에 의외로 선뜻 전화기를 건넨 용의자.

    [한택진 경위/광주서부경찰서]
    "처음에 저희한테 제시한 휴대폰은 사용 기록이 없는… 정황상 저희가 핸드폰이 한 대가 더 있을 거라고 판단을 했고 주머니를 뒤져보니까 휴대폰이 만져지더라고요?"

    숨겨둔 휴대전화도 찾아낸 경찰은 버스에서 불법 촬영한 사진들을 발견했고, 이 50대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전에는 이런 짓을 한 적이 없었는데 순간적인 충동으로 잘못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면 제공 : 광주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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