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하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
대통령실 브리핑 이후 열흘 넘게 혼란스러워 하던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발표로 수능 난이도와 킬러 문항을 둘러싼 혼란이 종식되기를 기대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무도 이해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킨 발표였습니다.
■ 킬러 문항 22개‥논란의 '6모' 국어에선 2문제 포함

6월 모의고사에서는 7개(국어 2, 수학 3, 영어 2)가 킬러 문항에 들어갔습니다. 황당한 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적한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6모 비문학 문제는 딱 한 문제만 킬러에 포함됐습니다. 나머지 한 문제는 문학 문제였는데 킬러 선정 이유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하며, 높은 수준의 추론이 필요하다"였습니다.


그 추정치에 따른다 하더라도 정답률 36%가 넘는 문제까지 어제 교육부가 발표한 킬러 문항에 포함돼 있었습니다.

출처: 교육부
교육부가 킬러 문항으로 지목한 이유는 다양했습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경우를 나누는 상황이 과도해 풀이에 상당한 시간 요구,' '수험생의 실수를 유발할 수 있음,' '추론의 난도가 높음' 등을 들었고 일부 킬러 문항에는 어느 지점이 고교 교과과정 범위를 벗어났는지 등 설명이 담기지 않았습니다.
■ 더 빨리 풀 수 있으면 킬러?‥"과연 무엇이 킬러인가"
교육부 발표의 가장 큰 문제는 킬러 문항을 발표한다고 해놓고 무엇이 킬러인지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니 이렇게 온 나라를 흔들어놓고 열흘 넘게 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교육부의 설명은 문제를 푸는데 선행학습을 받아서 더 빨리 풀 수 있다면 킬러 문항이라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는 무엇이 과연 킬러 문항인지 아닌지 헷갈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만기 소장은 "킬러 문항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서 사람마다 다르게 보일 수 있다"면서 "어제로 이 혼란이 끝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습니다.
■ "킬러로 짜내야 하는 고통은 느껴진다" "수능 140일 앞두고‥"

"한 말이 있어서 킬러로 짜내는 고통은 느껴진다" "수능 140일 남겨놓고 이게 할 짓인가" "새로운 킬러 개념" 등 냉소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공교육만으로는 풀이를 생각해내기 어려우면 킬러라고 하던데, 공교육 수준이 학교마다 제각각이면 어느 학교 수준에 맞추느냐"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 "킬러 문항 1~2등급 정답률 공개하면 명확해져"‥내일 6모 성적표 분석해 봐야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육부가 정답률을 공개했어야 했고, 특히 1~2등급 상위권의 정답률을 밝히면 무엇이 킬러인지 보다 명확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1등급은 상위 4%, 2등급은 상위 11%입니다. 과목별로 1~2등급 학생들의 정답률을 보면 변별력 여부, 킬러 문항 여부가 분명해진다는 뜻입니다.
임성호 대표는 "교육부 발표만으로는 이번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 문제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면서 "내일 6월 모의고사 성적표가 배부되면 수험생들의 국어/수학 선택과목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봐야 올 수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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