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과거 이명박정부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서 KBS의 이른바 '좌편향 인사' 파악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2010년 6월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향'이라는 문건을 작성해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보고했습니다.
'홍보수석실 요청사항'으로 작성됐다는 이 문건에는 중점 고려사항으로 '좌편향 간부는 반드시 퇴출시키고 좌파세력의 재기 음모를 분쇄한다'고 돼 있었습니다.
문건을 작성한 국정원 직원의 검찰 조서에 따르면, 이 직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KBS 간부급 인사에 반영하기 위해 좌편향 등 부적격 간부에 대해 파악해달라는 취지의 지시가 하달됐다"고 진술했습니다.
"청와대에서 이 보고서를 요청한 이유는 당시 정부 정책에 비판적 성향의 KBS 내부 인사를 솎아내겠다는 것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 직원은 구체적인 기준으로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과 그 전신 격인 '사원행동' 가담자, '편파방송 전력자'를 퇴출 대상으로 분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실제로 국정원 문건은 KBS 일부 간부에 대해 '정부 시책 비판, 좌편향 언행, 반정부 왜곡보도 혈안' 등의 이유를 달아 좌편향 인사로 분류했습니다.
적시된 간부 중 '취재파일4321' 부장과 '추적60분' 책임PD 등은 이후 보직이 변경돼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은 '홍보수석 요청'이라는 분류 아래 각 방송사의 라디오 시사프로 편파방송 실태,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좌편향 성향의 진행자가 맡은 고정 프로그램 실태 등을 파악하기도 했습니다.
요청에 따라 작성된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문건에선 MBC 선거기획단 책임자가 '좌편향 기자들을 집중 모집한다'며 일일이 열거한 뒤, 왜곡보도가 우려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방송사 사찰 문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이 특보 측은 "요청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과거부터 일관되게 표명해왔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017년 12월 윤석열 검사장이 이끌던 서울중앙지검은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하는 등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기소했고, 이 전 수석은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사회
임명현
"정부 비판 인사 솎아내겠다"‥이동관 홍보수석실 요청 문건
"정부 비판 인사 솎아내겠다"‥이동관 홍보수석실 요청 문건
입력 2023-06-27 13:10 |
수정 2023-06-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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