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밤 11시쯤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가 꽉 막혀 있습니다.
밤 늦은 시간인데도 길어지는 이상한 정체.
그런데 늘어선 차량 옆으로 한 남성이 전력을 다해 뛰어가고, 머리카락이 희끗한 택시기사가 남성을 힘겹게 뒤쫓습니다.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와 추돌한 40대 운전자가 도주하자 추격전이 벌어진 겁니다.
힘에 부친 택시기사가 "저 사람 잡아달라"며 도움을 요청하자, 한 남성이 차에서 내려 따라붙기 시작합니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 이천수 씨입니다.
[이천수(유튜브 'TV조선 조선체육회')]
"손짓으로 좀 도와주세요 잡아주세요 이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바로 뛰어나갔지 뛰어나와서 계속 뛰는데 아저씨는 지치셔서 막 그러는데 왜 그러세요 하니까 뺑소니 음주운전자 막 이러더라고"
이 씨는 방송 촬영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축구선수 출신인 이 씨의 매니저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추격전에 합류했습니다.
슬리퍼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이 씨는 그 상태로 1km를 쫓아갔고, 결국 남성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습니다.
조사결과 남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격려를 받은 이천수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알려져 쑥스럽다"고 전했고, 이 씨의 유튜브 채널인 '리춘수' 제작진도 "잡히지 않고 잡은 거라서 감사하다"는 유머 섞인 격려를 덧붙였습니다.
이 씨의 아내 심하은 씨도 SNS를 통해 "남편이 들어오자마자 기절해서 자길래 피곤한지 알았는데 아침에 전화 오고 기사가 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몇 년 전에 여자화장실 몰카범도 도주하는 걸 뛰어가서 잡았다"며 "그땐 자녀들이 어려서 혹시 몰라 무서워서 쉬쉬했는데, 이제 공개해본다"며 남편을 칭찬했습니다.
사회
이지수F
"잡히지 않고 잡은 거라 감사합니다"‥블랙박스 찍힌 '이천수 추격전'
"잡히지 않고 잡은 거라 감사합니다"‥블랙박스 찍힌 '이천수 추격전'
입력 2023-07-06 12:04 |
수정 2023-07-0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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