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8시쯤 경기도청 민원실 출입구 앞, 컵라면 상자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상자에는 최근 소방관들이 활약한 현장을 담은 기사들이 붙어 있습니다.
이 컵라면들을 준비한 누군가가 남긴 편지도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수원 광교주민'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희귀난치성 환자로 119의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지금 이렇게 살아 있다"며 "수년 전 광교산 화재와 강원도 화재를 눈앞에서 목격하며 소방관들의 사투를 지켜봤다"고 편지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신문에서 이의119안전센터에 민원이 들어왔다는 뉴스를 봤다"며 "그냥 마음이 아프고 또 소방관님들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작성자는 "소방서는 결코 혐오시설이 아니다, 일부 격한 행동과 소리에 상처받지 마시고 다수의 시민이 응원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혹시라도 긴급한 출동으로 인해 절대 식사를 거르지 마셨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5월 문을 연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찾아와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는 일부 보도를 보고 이 같은 편지와 물품을 보내온 겁니다.
하지만 민원을 제기했다는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측은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출동 시 아파트와 인접한 구역에서 사이렌 소리를 다소 줄이는 문제와 관련해 소방서 측과 면담을 한 것"이라며 "원만히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들은 일부 보도에서 언급한 "'혐오시설'이나 '집단 시위' 같은 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사이렌을 꺼 달라고 요구한 적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소방차 사이렌은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게 현장에 출동하기 위해 불가피한 것인 만큼 주민 여러분의 양해를 바란다"며 "기부받은 컵라면 25상자는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곽동건
"119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광교 소방에 답지한 '응원 컵라면'
"119는 혐오시설이 아닙니다!"‥광교 소방에 답지한 '응원 컵라면'
입력 2023-07-11 15:49 |
수정 2023-07-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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