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골목에서 해밀톤호텔 측이 골목 폭을 좁혔던 가벽을 더 확장하려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심리로 열린 해밀톤호텔 대표 이 모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테리어 업자는 "호텔 시설과 직원들이 에어컨 실외기와 가벽 사이 간격이 너무 좁아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간격을 조금 더 넓혀줄 수 없냐고 의견을 물어봤었다"고 말했습니다.
인테리어 업자는 "지난 2017년 5월 호텔에 연결된 쇼핑몰 리뉴얼 공사를 하면서 기존 가벽 소재를 바꾸고 30㎝ 높였는데, 당시 '가벽 폭을 확장하면 공사가 어려워지고 가벽이 도로를 침범해 더 빨리 노후된다'며 호텔의 확장 요청을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밀톤 호텔 측은 10여 년 전 가벽을 설치한 뒤 불법 구조물을 철거하라는 용산구청의 통보를 받고도 2013년부터 9년 동안 5억 원이 넘는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철거를 미뤘고, 작년 10월 참사 당시 가벽 때문에 골목 폭이 좁혀져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 씨와 해밀톤호텔 법인은 호텔 현관 주변에 이 가벽을 포함해 불법 구조물을 세우고 도로를 허가 없이 점용한 혐의로 올해 1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이 씨측은 지난 3월 열린 첫 공판에서 "가벽은 에어컨 실외기 열기가 보행자에게 닿지 않도록 한 설비로, 건축선을 넘었는지 불분명하며, 넘었다 해도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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