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서울 광진구의 한 빌라.
경찰 수사관이 흰 티셔츠를 입은 여성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휴대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이런 전자기기에 대한 거를 저희가 압수를 할 건데‥"
영장을 건네받은 30대 여성은 전세사기에 쓰일 빌라의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달라고 감정평가사에게 의뢰한 혐의를 받는 브로커입니다.
이 여성을 비롯해 브로커 18명은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전세사기에 이용된 주택의 감정평가액을 고의로 부풀리는 이른바 '업감정'을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브로커들의 의뢰를 수락해 감정평가서를 발급한 감정평가사 24명도 함께 검거해 총 42명을 어제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들의 '업감정'은 모두 전세사기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축 빌라는 시세를 알기 어려워 감정평가액이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전세사기 일당은 이 특징을 이용해 '업감정'을 의뢰해 임차인으로부터 더 높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냈습니다.
이 대가로 브로커는 컨설팅업자 등으로부터 건당 최대 1천만 원의 수수료를 받고, 감정평가사들은 법정수수료보다 많은 수고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2021년 제주에서 숨진 빌라 임대업자 정모씨의 배후로 지목됐던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오다, 일당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업감정'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신 씨가 관리한 임대사업자 30대 남성에 대한 수사를 병행해온 경찰은 이 남성을 구속 상태로 지난 7일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약 2년간 서울 강서구·양천구와 인천 일대에서 피해자 28명으로부터 보증금 59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범행에 가담한 분양업자와 부동산업자 등 33명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대한 대가성 금품을 받은 감정평가사 등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금융감독원에 행정처분을 의뢰하고, 대가성 금품에 대해서는 몰수·추징보전을 신청했습니다.
(자료 제공: 서울경찰청)
사회
김세영
[영상M] "감정가 부풀려 전세금 더 받자"‥'업감정' 전세사기 일당 76명 송치
[영상M] "감정가 부풀려 전세금 더 받자"‥'업감정' 전세사기 일당 76명 송치
입력 2023-07-20 15:17 |
수정 2023-07-2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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