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딸, '미인도 진품 판단' 국가배상 소송서 패소

고 천경자 화백의 유족들이, 고인이 생전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고 한 미인도를, 검찰이 진품이라고 발표한 데 반발해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졌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4단독 재판부는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1억원 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김 교수의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 1991년 소장하던 미인도를 천경자 화백 그림이라며 공개했지만,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냐"며 "결코 그 그림을 그린 적 없다"고 주장해 위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내 전문가들이 진품이 맞다고 주장하자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졌고, 검찰이 2016년 감정 결과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다시 발표하자, 딸인 김 교수는 "'미인도'는 명백한 위작" 라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습니다.

김 교수는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어머니가 그토록 절규했는데도 외면한 검찰과 사법부에 대한 실망은 개인만의 실망이 아니라예술종사자와 온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자식으로서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므로 후회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송 대리인인 이호영 변호사는 "검찰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직접 증거 확보가 어려워 쉽지 않은 소송이었다"며 "유족과 상의해 항소 여부와 함께 수사 기록 전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