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전, 충북 청주에서 돌 지난 아기를 혼자 키우고 있는 미혼모 A씨는 아기 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려고 택시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나가던 A씨는 2층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아기를 안은 채 굴러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아기는 무사했지만, 다리가 찢어져 피가 났고, 발목 통증이 심해 걷기도 힘든 상황.
그때 택시기사가 내려서 뛰어왔습니다.
[A씨]
"나가서 기사님한테 이렇게 질질 끌면서 가고 있는데 기사님이 나오시더라고요."
머리가 희끗희끗한 기사는 겨우 택시에 탄 A씨에게 계속 말을 걸며 안심시켰습니다.
[A씨]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고… '애가 괜찮냐 다시 한번 살펴라' 계속 물으시고 애도 걱정도 많이 해주셨어요."
동네 지리를 잘 모르는 A씨에게 제일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겠다며 운전대를 잡은 기사는, 병원에 도착하자 A씨를 부축하며 짐을 들어주고, 접수까지 도와준 뒤 의료진에게 "잘 치료해달라"며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치료가 시작되자 택시요금도 받지 않은 채 그대로 떠났습니다.
[A씨]
"'요금도 안 받으셨는데 연락처 알려달라'고 그랬거든요. 근데 그냥 가시더라고요. 치료 잘 받으라고…"
금이 간 발목에 깁스를 하고, 찢어진 부위를 꿰맨 A씨는 겨우 집에 돌아와 아이를 달래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러다 어떻게든 기사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택시 호출 앱을 통해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A씨]
"기사님께서 그냥 '괜찮냐'고, '괜찮냐'고 계속 제 걱정만 해주시고 오히려 '전화줘서 고맙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거기서 또 한 번 무너졌죠, 제가…"
의지할 곳이 없었던 막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던 택시기사의 배려.
어떻게든 요금을 갚겠다는 A씨에게 기사는 거듭 괜찮다며 거절만 할 뿐이었습니다.
[A씨]
"그건 진짜 말로 표현을 못 해요. 진짜. 그 '괜찮다, 괜찮다' 그 말씀이… 저한테는 되게 큰 안심이 됐다고 그래야 하나요. 아기랑 둘밖에 없어서… 그 상황에서 만약 기사님이 없으셨으면…"
A씨는 그래서 "이렇게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꼭 한번 다시 뵙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A씨]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진짜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살면서 꼭 갚아드렸으면 좋겠는데… 제 마음만이라도 좀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회
곽동건
"괜찮냐 그 한마디에‥무너졌죠" 피 흘리며 택시 탄 미혼모 '왈칵'
"괜찮냐 그 한마디에‥무너졌죠" 피 흘리며 택시 탄 미혼모 '왈칵'
입력 2023-07-25 18:23 |
수정 2023-07-25 18:23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