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진행 중인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기록적인 폭염 속에 개막 첫날부터 온열질환자 400여 명이 발생했는데, 4만 3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모인 어젯밤 개영식에서도 80여 명이 탈진 등을 호소하며 쓰러졌습니다.
[아이라/노르웨이 대원]
"완전 찜질방 같아요. 다 땀에 젖었고 열이 높은데, 몸이 식지를 않으니까요. 이미 땀이 너무 많이 났어요."
소방당국이 행사 중단을 요청할 정도였지만 조직위는 '의식을 잃은 중상자는 나오지 않았다'며, 30분 가량 행사를 더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직위원회 관계자(음성변조)]
"불꽃놀이랑은 다 진행했습니다."
<정확히 행사 종료시각 몇 시인가요?>
"그건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참가자 학부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아니 도열을 왜 하는 겁니까? 그 힘든데. 그리고 애들이 잔디에서 벌레하고 싸우고 있는데 무려 25분간 알파벳순으로 입장 나라들을 다 호명하는데 도대체 리허설을 한 건지 모르겠고 애들은 완전 지쳐 있었거든요."
일조량이 많고 자연그늘 하나 없는 개활지에서 이 같은 폭염 속에 열흘 남은 행사를 계속 강행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간척지에서 기승인 모기 등 벌레와 무성한 잡초, 곳곳의 웅덩이 등 비위생적 환경과 함께 간이샤워실과 화장실 등 기본적 시설조차 열악하다는 문제제기도 나왔습니다.
[참가자 학부모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샤워시설이 부족하고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돼 있어요. 천으로 그걸 가렸기 때문에 옆에서 다 보인다는 거예요. 그리고 화장실도 어떻게 돼 있냐면 어떤 데는 남녀로 돼 있는데 어떤 데는 남녀 공통으로 돼 있고요. 저녁에 불도 안 들어왔는데 이제는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더럽습니다. 청소를 안 해서 더럽습니다."
부실 배식 논란도 나오고 있습니다.
2일 차 아침식사 재료로 조직위가 1인당 2개씩 제공한 구운 달걀, 그런데 껍질을 깐 달걀 위쪽에 하얀 이물질이 덮여 있습니다.
사진을 촬영한 제보자는 "하얗고 끈적끈적한 이물질을 닦고 달걀을 까보니 안에서도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식재료 지급도 제시간에 되지 않아 일정도 차질이 생겼는데, 여기에 식중독 발생까지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측은 "구운 달걀은 발견 즉시 폐기 조치했고, 먹은 참가자는 없다"며 "앞으로 제공되는 음식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잼버리 내 마트에서 생필품을 비싸게 팔고 있다"거나, "전기설비가 미흡해 부스에 설치된 에어컨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제보도 잇따랐습니다.
잼버리 조직위는 오늘 브리핑을 열고 "어제 개영식에서 온열질환자 139명이 발생했고, 1명이 외부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폭염 경보와 관련해 100명 넘는 인원이 청소년의 안전에 부합하는지 살피면서 잼버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어제 개영식이 대통령실 지시로 강행됐다는 루머가 퍼지고 있는데, 이는 완전히 가짜뉴스"라며 "잼버리 운영은 세계 스카우트 연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행하고 있어 대통령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사회
곽동건
'땡볕' 잼버리 벌써 500여 명 탈진‥"썩고 더럽고 비싸고" 잡음 속출
'땡볕' 잼버리 벌써 500여 명 탈진‥"썩고 더럽고 비싸고" 잡음 속출
입력 2023-08-03 11:56 |
수정 2023-08-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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