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서울 금천구의 한 파출소.
검은 티셔츠에 흰색 모자를 쓴 60대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이 사는 고시원 방값을 놓고 분쟁이 있다며 고소 절차 등 상담을 받고 싶다며 온 겁니다.
파출소 테이블에 앉은 남성은 종이에 자기 사연을 적어가며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옆쪽에서 이 남성을 지켜보던 한 경찰관, 다른 경찰관을 손짓으로 부르더니 "저 사람 어디서 본 것 같다"는 제스처를 취하고, 동료 경찰관들도 남성을 흘끔 쳐다보더니 '맞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바로 전날, 인근의 한 술집 CCTV에 촬영된 장면입니다.
검은색 민소매 상의를 입은 남성이 술집 옆 테이블 의자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슬쩍 손을 뻗어 지갑을 집어듭니다.
곧바로 지갑 속을 확인하더니 얼른 자기 가방에 훔친 지갑을 집어넣고, 마시던 맥주도 그대로 둔 채 흰색 모자를 쓰고 술집을 빠져나갑니다.
바로 이 절도 용의자와 고시원 방값 문제가 있다며 찾아온 남성이 동일 인물 아닌가 의심한 겁니다.
경찰은 용의자 사진과 CCTV 영상을 돌려보고, 절도 피해 현장에 나갔던 경찰관까지 불러 이 60대 남성을 보게 한 뒤 남성에게 다가가 추궁했습니다.
CCTV에 찍힌 인물과 동일인임을 부인할 수 없었던 피의자는 그 자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절도 혐의로 검거돼 경찰서로 넘겨졌습니다.
(화면 제공 : 서울경찰청)
사회
곽동건
"쉿! 그 사람 맞죠?" "진짜네"‥어딘가 낯익었던 파출소 민원인
"쉿! 그 사람 맞죠?" "진짜네"‥어딘가 낯익었던 파출소 민원인
입력 2023-08-06 12:21 |
수정 2023-08-06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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