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하다 차 보고 '꽈당'‥스치지도 않았는데 운전자가 왜?

운전을 하다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를 직접 치지는 않았지만, 놀라서 넘어져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운전자가 2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5-3부는 운전자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중구의 한 시장통 도로에서 후진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무단횡단을 하던 70대 남성이 A씨의 차를 보고 놀라서 넘어졌습니다.

A씨의 차량과 70대 남성 사이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넘어진 남성은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었고, 검찰은 A씨가 이 남성을 보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며 뺑소니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예상해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충돌 전에 차량도 세웠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뺑소니 혐의 무죄는 유지하면서도, A씨가 차에서 내려 넘어진 남성을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은 유죄라며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남성이 A씨의 차를 피하다 다쳤고, 이후 A씨가 차에서 내리지 않은 상태로 운전석에서 남성과 말다툼을 한 뒤 그대로 운전해서 갔다는 겁니다.

그러나 A씨는 과도한 판결이라며 대법원의 판단까지 받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