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현장 간담회.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란 이름으로 교통정책 개선 관련 현안이 논의됐습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도로 제한속도가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을 살펴봐야 한다"며 최고 시속 50㎞로 규정된 도심 도로 제한속도의 조정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도 아이들의 통행이 없는 시간대에 한해 시속 30km로 규정된 제한속도의 조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지난 14일)]
"심야시간에 아이들의 통행이 없는 시간에도 계속해서 그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것 때문에 안전 제고의 목적보다도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을 더 많이 초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그런 많은 요구들이 제기되고 있는 것 또한 무시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는 인수위 시절인 지난해 4월에도 도심 시속 50km, 스쿨존 시속 30km 등 이른바 '5030 속도제한' 규정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는데 여당 대표가 나서 이를 재차 강조한 것입니다.
결국 지난 29일, 경찰청이 보도자료를 내놨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을 본격 시행한다는 제목으로,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어린이 사고 및 통행이 적은 심야시간 제한속도를 시속 30km에서 시속 50km까지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정책의 시행 시기.
경찰청은 심야시간 스쿨존 속도 변경을 9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도자료를 내놓은 뒤 단 사흘 만에 이를 현장에 적용하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스쿨존 속도제한을 시간대별로 다르게 운영하려면 당장 안내 표지판부터 바꿔야 하는 등 시설물 교체가 필요합니다.
스쿨존 현장 조사와 함께 주민과 학교 측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또한 요구됩니다.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발표했던 경찰청은 결국 하루 만에 말을 뒤집었습니다.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은 이미 시범운영 중인 전국 8개소에서 우선 운영되며 이후 지역 실정에 맞춰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이미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곳에서만 우선 운영하겠다는 건 지금과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경찰이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에 급하게 보조를 맞추려다 졸속 발표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는 어제 오후 "야간 속도제한 완화 대상은 1곳뿐이므로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에서는 현재 송원초 1곳에서 스쿨존 시간제 속도제한이 시범운영되고 있는데, 이외 다른 곳엔 변화가 없으니 주의하라고 설명에 나선 것입니다.
사회
곽승규
스쿨존 제한속도 완화 '졸속발표'‥하루 만에 말 뒤집은 경찰
스쿨존 제한속도 완화 '졸속발표'‥하루 만에 말 뒤집은 경찰
입력 2023-08-31 14:03 |
수정 2023-08-3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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