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옛 연인을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에 대해 유족 측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어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토킹 살해 피해자 30대 A씨의 유족이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제 동생이 죽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씨의 사촌 언니로 알려진 글쓴이는 "가해자는 동생의 전 남자친구 B씨였다"며 "우연히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이 됐고 동생의 소개로 같은 직장까지 다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비밀 연애를 전제로 B씨를 만났는데 어느 순간부터 공개 연애를 원했다고 한다"며 "집착과 다툼이 많아져 헤어지자고 했을 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글쓴이는 B씨가 A씨에게 계속 연락하고 팔에 멍이 들 때까지 폭행해 결국 신고가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B씨는 연인 시절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게시하거나 차를 타고 쫓아오며 집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글쓴이는 "지친 동생은 B씨가 사진을 내리고 부서를 옮기는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지만, 가해자는 다시 찾아왔다"며 "동생은 매번 스마트워치를 차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경찰이 가해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으면 스마트워치 반납을 해달라고 안내해 자진반납을 하게 됐다"며 "이후 출근하다가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경찰은 "B씨로부터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A씨가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것"이라며 "피해자 전담 경찰관이 당사자 의사에 반해 기기 반납을 종용한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해명했습니다.
유족 측은 "첫 재판을 앞두고 보복살인이 아니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많은 피해자가 안전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달라"며 가해자 엄벌 탄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B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4분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범행을 말리던 A씨의 어머니의 양손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B씨는 A씨를 살해하기 전인 지난 2월 A씨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 6월에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경찰은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를 B씨에게 적용할지 검토했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유지했습니다.
검찰은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B씨를 구속 기소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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