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뒤늦게 '위기가구 동호수 통보' 시스템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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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한 빌라에서 40대 여성 A씨가 네 살배기 아이를 옆에 둔 채 숨진 채로 발견된 비극이 발생한 후 보건복지부가 뒤늦게 절차를 보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복지부는 오늘(12일) 조규홍 장관 주재로 '사각지대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전주 40대 여성 사망과 관련해 "해당 가구가 중앙의 사각지대 발굴 대상에 포함돼 지자체에 통보됐지만 다가구주택의 동 또는 호수 정보와 같은 상세 주소의 미비로 위기가구 상담을 못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년 중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정보시스템 연계를 통해 자료를 제공받아 지자체에 통보할 예정"이라며 "다가구 주택의 동 또는 호수 기입을 강화해 해당 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받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8일 전북 전주에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숨진 A씨와 의식을 잃은 출생 미등록 아동이 집주인 신고로 출동한 경찰 등에 발견됐습니다.

A씨는 장기간 건강보험료를 체납했고 공동주택관리비나 가스비·통신비를 내지 않아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집중 발굴조사 대상에 포함됐고, 지자체 공무원들이 주소지인 다세대주택에 찾아갔지만 호수를 몰라 A씨를 발굴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지난해 '수원 세모녀' 사건의 후속 대책으로 지난 5월2일 '사회보장급여의 이용과 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위기가구의 동 번호와 호수 정보까지 지자체에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개정 시행령은 바로 시행됐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관련 정보를 지자체에 통보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고, 결국 A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지 못했습니다.

복지부는 서둘러 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지만, 현행법상 다가구주택의 전입신고 시에는 동 또는 호수 기재 의무가 없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도 자의로 정보를 적지 않은 위기 가구의 세부 주소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이 반쪽짜리가 되지 않으려면 다가구주택의 거주자에게 동 또는 호수 기재 의무를 부여하도록 주민등록법 시행령이 개정돼야 합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다가구주택의 동 또는 호수 기입을 강화해 정보를 제공받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등록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하는 등의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