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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입력 2023-09-22 08:00 | 수정 2023-09-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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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i.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하차" 통보‥4~5년 전 '북한 여행' 때문?

    올 4월부터 EBS에서 주 6일 20분짜리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해 온 강사 정재연씨.

    그러던 지난 8월 27일, 정 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갑작스레 하차해야 했습니다.

    4개월 단위로 갱신되는 출연 재계약이 불발됐기 때문입니다.

    이와 연동돼있던 2년 단위의 출판 계약 역시 함께 해지됐습니다.

    발단은 지난 6월, 정 씨에게 제기된 민원 1건이었습니다.

    "정 씨가 북한을 홍보하는 유튜브를 운영한다"며 "EBS 출연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겁니다.

    호주 국적의 재외동포였던 정 씨, 북한 방문에 제약이 없어 지난 2018년과 2019년, 패키지로 북한을 여행했습니다.

    그 후 여행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 출판, 강연활동도 해왔습니다.

    EBS 면접에서도 이를 밝혔던 탓에 EBS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분위기였습니다.

    민원 관련 대책 보고서에 "정 씨의 활동에 북한을 찬양하거나 미화하는 요소는 없다"며 "문제 없다"고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회의를 거듭하며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고 정 씨의 재계약은 결국 불발됐습니다.


    ⅱ EBS 측 "북한 여행을 이유로 진행자 교체한 것 아냐" 입장 밝혀

    프로그램 담당자는 정 씨와의 통화를 통해 진행자 교체 사유에 대해 "정 씨의 경험이 편파적이라 탈북자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씨의 강의 능력은 오히려 아깝다"고도 했습니다.
    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하지만 보도 이후 EBS 측은 입장문을 내고 "북한 여행을 이유로 프로그램 진행자를 교체했다는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가을 개편 시기에 맞춰 프로그램 실적과 시청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 씨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정 씨가 교재를 집필했던 4월 이후 교재 판매량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실적이나 시청자 반응이 아쉬웠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담당자와 정 씨의 통화 내용은 EBS 측 입장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ⅲ EBS 측 "강사의 자질 부족" 주장‥사실일까

    프로그램 담당자가 정 씨에게 밝힌 교체 사유와 EBS 측이 발표한 진행자 교체 사유는 서로 다릅니다.

    프로그램 담당자는 정 씨와의 통화에서 꾸준히 '민원이 문제가 됐다', '선생님의 능력은 문제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담당자는 M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강사의 자질 부족을 이유로 들 수 없어 상처를 덜 받게 하려고 핑계를 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정 씨의 자질을 이유로 드는 것에도 의문은 남습니다.
    EBS "'북한 여행' 영어 강사 교체, 자질 부족 때문"‥의문은 여전
    지난 4월 정 씨 강의 총 다시듣기 수는 6만 1천 회 수준입니다.

    지난해 4월 전임 강사의 총 다시듣기 수인 5만 2천 회보다 오히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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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재판매량은 지난 4월 정 씨 교재는 약 3천3백 개 수준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 전임 강사의 판매량인 4천1백 개보다 다소 적습니다.

    여기에는 간과된 부분이 있습니다.

    정 씨가 진행을 맡기 전 해당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강사는 2020년부터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정 씨가 3달 만에 3년의 성과를 따라잡기를 EBS는 바랐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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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정재연씨 "사실 아닌 악성 민원 이유로 진행자 교체‥부당하다" 주장

    재계약을 거부당한 당사자 정 씨도 당연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말도 안되는 악성 민원을 핑계로 재계약을 하지 않은 건 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민원이 제기됐을 초기엔 문제가 없을 거라던 EBS가 짧은 시간 안에 돌변해 "강사 탓"을 했다는 겁니다.

    정 씨는 청취자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부랴부랴 프로그램을 떠난 게 마음에 걸린다고도 했습니다.

    이에 정 씨측은 EBS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국가인권위와 방통위에도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여전히 정 씨의 하차 이유를 묻거나 갑작스러운 진행자 교체를 비판하는 글이 200건 넘게 올라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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