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밤 PD수첩 <역사전쟁, 왜 홍범도 장군을 지우려 하나>에서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논란을 둘러싼 찬반 논쟁, 이른바 ‘역사 전쟁’의 실상을 집중 취재했다. PD수첩은 단독으로 입수한 육군 내부 문건을 통해 흉상 이전 논란의 전말을 최초로 공개했다.올해 8월, 국방부는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독립운동가들의 흉상 가운데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이전하기로 발표했다.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이력과, 자유시 참변의 가해자로 확인되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를 근거로 1919년부터 1922년까지 빨치산으로 활동했다는 증명서를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박경석 장군은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면 공산당 가입을 문제 삼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학계에서도 이를 확인한 바가 없다며 기자들이 대통령 대변인에게 질문하자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육사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군사사학과 주축으로 흉상 설치에 대한 내외부 감수를 받았으며 이른바 ‘공산주의자’ 이력은 논의된 바 없이 흉상 설치는 결정되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최근 불거진 흉상 이전의 배경은 무엇일까?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가 제기되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이었던 신원식 현 국방부장관은 “소련군이 된 이 분(홍범도 장군)을 굳이 흉상을 세우고 육사에 만들려고 했는지..”라고 지적했다,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육군참모총장은 육사를 방문해 회의를 주관했다. 흉사 이전 논란이 일자 국방부는 8월 28일에 “어떤 방안이 결정됐거나 정해진 것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때는 이미 육사가 건설업체와 흉상 이전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8월 23일 육사는 흉상 이전 예산을 요청했고 다음날 바로 독립기념관에 흉상 위탁관리 요청했다. 그리고 독립기념관에 공문을 보낸 그 날 바로 육사는 경기도의 한 건설업체와 수의계약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흉상에 이어 도로명(홍범도장군로)과 함명(홍범도함)까지 변경 논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홍범도로 명예도로명’ 철회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잘못된 역사적 사실들을 토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그 정보의 출처로 한 언론인을 지목했다. 전 월간조선 편집장 ‘김용삼’ 대기자였다. 김 기자는 2020년 말부터 유튜브 영상과 칼럼을 통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비난하고 폄훼해왔다. 그의 발언 중에는 '청산리 대첩은 무승부, 봉오동 전투는 일본의 승리'와 같이 왜곡된 정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김 기자는 '한국 자유 회의'라는 단체에 참여해왔으며, 이 단체는 2017년에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이 창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자유회의 회원 중에는 윤석열 정부 내부에서 활동한 10여 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중, 올해 8월에 임명된 EBS 이사인 강규형 교수는 2년 전에 작성한 칼럼에서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이자 자유시 참변에 가담한 반민족 행위자로 비판했다. 뉴라이트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인물들 중에는 한오섭 국정상황실 실장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도 윤석열 정부에서 중요한 요직을 맡고 있었다.
“대한제국이 존속했다고 해서 일제보다 행복했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습니까? 국민들이? 그러니까 이 말은 무슨 말이냐 그러면 이제 우리를 점령하는 걸 미워하는 것은 그동안 미워하고 다 했고 사과받고 돈 받았잖아요. 이제 잊어버리고”_신원식 국방부장관 4년 전 한 유튜브 中
우리 항일 독립운동 역사를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준식 전 독립기념관장은 제작진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달했다. "공산주의 빨갱이 얘기를 꺼냄으로써 다시 한국사회를 이념적으로 분열시키려는 움직임과 뉴라이트의 오랜 욕구가 결합하여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PD수첩팀
[PD수첩] 왜 홍범도 장군을 지우려 하나
[PD수첩] 왜 홍범도 장군을 지우려 하나
입력 2023-10-24 21:01 |
수정 2023-10-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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