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3주기인 오늘(11일) 양대노총이 이른바 '노란봉투법'의 즉각적인 공포와 시행을 요구하며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민주노총은 오늘 오후 2시쯤 서대문구 서대문역에서 종로구 독립문역을 잇는 통일로에서 노동자대회를 열었습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만 명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야만적인 사회를 물려줄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을 즉각 공포·시행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오늘 집회에는 지난 5월 분신해 숨진 건설노조 고 양회동 씨의 형 양회선 씨와 지난 9월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 방영환 씨의 딸 방희운 씨도 참석했습니다.
양 씨는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위협하는 장애물들을 없애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요구했고, 방 씨는 "아버지의 투쟁이 진짜 공정한 투쟁이었던 걸 알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용산 대통령실과 중구 고용노동청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오후 1시쯤, 한국노총은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주최 측 추산 6만 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자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들은 "정권이 말하는 노동 개혁의 실상은 노동자의 생명을 담보로 한 노동 개악"이라며 "노동·민생 입법 쟁취를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이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진짜 사장이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하고 '손해배상 가압류 폭탄'을 막을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도심에는 경찰 1만여 명에 달하는 150개 부대가 배치된 가운데 집회 참가자 간 큰 충돌이나 경찰의 해산 경고 등은 없었습니다.
다만 양대노총 집회를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시위가 이어지면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