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아내 쇠목줄 감금·폭행살해 혐의 남편‥징역 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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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인 아내에게 쇠사슬을 채워 감금하고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남편에게 1심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는 지난 1월, 아내가 술에 취해 경찰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귀가하자, 아내를 다섯 시간 동안 폭행해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36살 남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습니다.

남편은 알코올 의존증으로 육아 등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인과 갈등을 빚어왔으며, 작년 11월 아내가 술에 취해 이불에 소변을 보자 아내와 크게 다툰 뒤 1주일간 아내에게 목줄을 채워 감금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남편은 아내의 종아리를 구둣주걱으로 세 차례 때린 게 전부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아내가 경찰관과 귀가할 당시 다친 상태가 아니었고, 사망 원인인 장간막 파열은 큰 힘이 가해져야만 발생한다는 법의학자들의 소견 등으로 미뤄 살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부인의 습성을 고친다는 핑계로 비인격적으로 대하고 수시로 폭력을 휘두르며 심리적 지배, 이른바 '가스라이팅'을 했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남성이 부인의 음주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피해자 부모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책임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고 반성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네 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목줄로 감금해 아이를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관련기관 2년 취업제한도 부과했습니다.

재판부는 목이나 발을 쇠줄로 묶어 감금하길 여러 차례 반복했다"며 "아이가 쇠사슬을 가지고 놀 정도로 비정상적 행위에 둔감하게 만들어 정상적 발달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