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의 한 건물 옥상.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이 손전등을 비추며 증거물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전 10시쯤 이 건물 옥상에서 건물주인 80대 남성이 흉기로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겁니다.
경찰은 살해된 건물주가 소유한 주차장을 관리해 온 30대 남성 김 모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범행 약 12시간 뒤인 어젯밤 9시쯤 김 씨를 강릉역 앞에서 체포했습니다.
김 씨는 어제 오전 건물 6층 사무실 앞에서 피해자의 출근을 기다렸다가 옥상으로 데려가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인근 모텔로 도망쳐 숨어 있다가 어제 오후 5시 반쯤 용산역에서 KTX에 탔지만 경찰은 동선 추적 결과 김 씨가 강릉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하고 강릉역에서 곧바로 붙잡았습니다.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건물주가 자신을 무시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피해자를 살해한 뒤 모텔로 도망쳐오자 도주 경로를 비추는 CCTV 등을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모텔 주인인 40대 조 모 씨도 함께 체포했습니다.
조 씨는 숨진 건물주에게서 주차장 부지를 빌린 뒤 모텔 주차장으로 쓰면서 2020년 4월부터 김 씨에게 모텔과 주차 관리를 맡겨 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으며, 정확한 범행 동기 및 공모 관계와 범행 전후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김 씨와 조 씨는 각각 살해와 CCTV 삭제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이외의 구체적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사회
곽동건
"나를 무시해?" 80대 건물주 살해 용의자 정체는 '주차장 관리인'
"나를 무시해?" 80대 건물주 살해 용의자 정체는 '주차장 관리인'
입력 2023-11-13 12:26 |
수정 2023-11-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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