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못 끊어? 목줄이라도 차라" '만취 아내' 또 경찰관에 업혀오자‥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30대 아내가 술에 취해 경찰관 부축을 받고 귀가하자, 이에 격분해 아내를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2부는 상해치사와 강요, 감금 등 혐의로 기소된 36살 A씨에게 징역 9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 1월 31일 오전 11시쯤 한 살 어린 아내가 술에 취해 경찰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귀가하자 5시간가량 폭행해 복강 내 과다 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는 또 4살짜리 아들이 보는 앞에서 아내를 목줄로 감금하는 등 감금과 강요, 정서적 학대 혐의도 받았습니다.

A씨는 '아내의 종아리를 구둣주걱으로 세 차례 때렸을 뿐'이라며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경찰과 함께 귀가했을 때만 해도 다친 징후가 없었고, 사망 원인인 장간막 파열은 큰 힘이 가해져야만 발생할 수 있다는 법의학자 소견이 있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인의 습성을 고친다는 핑계로 비인간적으로 대하고 폭력도 수시로 행사하며 가스라이팅하는 한편 모든 책임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려 해 반성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정서적 아동학대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며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아내의 목이나 발을 쇠줄로 묶어 감금한 끝에 나중에는 아이가 피해자를 묶은 쇠사슬을 가지고 놀 정도로 만들었다"며 "이는 정상적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이자 결과"라고 질타했습니다.

앞서 A씨는 아내가 알코올 의존 증후군으로 육아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자, 아내와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엔 아내가 술에 취해 자다가 이불에 소변을 보자 "매일 아이의 등·하원 시간만 제외하고 사슬로 목줄을 차라"고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내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아내를 잠옷 차림으로 집 밖으로 내쫓았고, 아내는 목격자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한 끝에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A씨는 "1주일간 술을 마시러 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며 아내의 목에 목줄을 채우고, 5.6m 길이의 쇠사슬로 냉장고에 고정하는 등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1월 31일 아내가 또다시 밖으로 나가 술에 만취해 오자 화를 내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