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증원 수요 조사를 마친 가운데, 의사협회와 협상을 다시 벌였지만 입장차만 재확인했습니다.
정부는 필수의료 분야의 의사 부족 문제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의협의 입장 변화를 촉구한 반면, 의사협회는 의대 증원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면 투쟁을 불사하겠다고 맞섰습니다.
보건복지부와 의사협회는 오늘 오후 제17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를 열고 필수·지역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의대 정원 확대에 관해 논의했습니다.
2주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는 새롭게 개편된 의협 측 협상단이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의사협회는 복지부가 실시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의대 정원 확대만으로 필수의료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대 정원 확대가 필요하다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적정 인력을 따져야 하는데, 지금의 수요조사는 전혀 과학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양 의장은 "대학과 부속병원, 지역 정치인과 지자체 모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수요조사 결과는 현실을 왜곡하고 각자의 목적에 따라 변질될 것"이라며 "이번 수요조사는 고양이에게 얼마나 많은 생선이 필요하냐고 묻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할 경우 2020년 이상의 강경 투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2020년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자,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이 집단 휴진을 벌여 이를 무산시킨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위기에 처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고 맞섰습니다.
정경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의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해선 안 된다"며 "현장과 지역, 의학교육계의 요구를 포퓰리즘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요구를 등한시하고 의사 인력 확충을 막는다면 '직역 이기주의'라는 국민의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국민과 대학, 필수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현실성 없는 대안으로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의대 정원 확대는 여야 이견 없이 한목소리로 공감하고, 거의 모든 언론과 대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이라며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딴 세상 얘기로 치부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복지부는 의대 정원 확대 등 필수의료 혁신 전략과 관련해 의협뿐만 아니라 병원단체와 환자단체, 의학계, 의학교육계 등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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