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 2차 소송 항소심서 승소‥"일본 배상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2차 소송에서, 항소심 법원이 1심 결과를 뒤집고,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합의33부는 이용수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와 유족 16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단을 뒤집고 일본이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가면제'를 이유로 소송을 각하했지만, 항소심은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불법행위에 대해선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국제 관습법이 존재한다"며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권이 있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또, "일본이 피해자들을 강제로 납치해 위안부로 동원했고, 피해자들은 일본 군인들로부터 원하지 않는 성행위를 강요당한 뒤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며, "당시 일본제국은 국제법규를 성실히 준수할 의무가 있었지만 불법행위를 적극 조장하거나 방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뻐하는 이용수 할머니

재판 내내 일본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는데,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도 "1965년 청구권 협정이나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권을이 없는지 쟁점이 될 수 있지만, 일본 정부가 아무 변론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고 배춘희 할머니 등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기한 1차 소송 1심 법원은, "일본이 불법 행위에 대해 각각 1억 원씩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고, 일본 정부는 이 판결에 대해 항소 등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