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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손모양'에 게임업계 또 발칵‥"고의적 남혐"·"집단적 착각"

'그 손모양'에 게임업계 또 발칵‥"고의적 남혐"·"집단적 착각"
입력 2023-11-28 17:51 | 수정 2023-11-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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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젠더 논쟁에 휩싸인 게임업체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주요 여성단체와 노동조합이 규탄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집회 현장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오늘 새벽 1시 반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글입니다.

    '최소 5명 이상 칼로 해칠 자신이 있다, 어디 시위해 봐'라는 글과 함께 식칼과 글쓴이 본인으로 추정되는 사진 등이 첨부돼 있습니다.

    여성단체 등이 넥슨 본사 앞에서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하자, 참석자들을 상대로 협박 글을 올린 겁니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댓글에 글쓴이는 '빠르게 급소만 노려줄 테니 내일 사망신고부터 하라'고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 같은 글 4건이 올라왔다 삭제됐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5일 넥슨 주요 게임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홍보 영상이 공개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이 "홍보물 곳곳에서 남성 비하 용도로 사용되는 '집게 손' 모양의 이미지가 발견됐다"며 회사를 비난한 겁니다.

    특히 제작을 맡은 외주업체 가운데 한 명이 자신의 SNS에 페미니즘 사상을 표출해 왔던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불붙었습니다.

    지목된 인물은 "남자 눈에 거슬리는 말 좀 했다고 페미 그만둔 적 없다"며 "은근슬쩍 스리슬쩍 페미를 계속해 주겠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파문이 확산되자 넥슨은 해당 게임 홍보물을 비공개 조치하고 총괄 디렉터가 유튜브에 출연해 사과하는 등 진화에 나섰고, 외주업체 대표도 “개인 정치사상이 영상에 표현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직원을 퇴사시켰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도 "너네는 손가락 하나 넣어서 이겼다는 우월감에 빠지겠지만 그거 하나 때문에 관련 유관부서와 담당 인력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단체 등은 넥슨과 외주업체의 이 같은 대처를 두고 "여성혐오를 용인한 무책임하고 무지성적인 조치"라며 오늘 오전 넥슨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주최 측은 회견에서 "'집게 손' 논란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이라며 "넥슨은 억지 논란에 굴복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게임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성단체 쪽의 비판도 커지자 외주업체 측은 애초 올렸던 사과문을 SNS에서 삭제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회견 현장에 기동대와 특공대를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는데 별다른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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