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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곽동건

"돈 없다면서요? 이 10억 뭐예요!" 귀농한 IT전문가의 '이중생활'

"돈 없다면서요? 이 10억 뭐예요!" 귀농한 IT전문가의 '이중생활'
입력 2023-11-30 12:27 | 수정 2023-11-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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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캄한 밤, 경북 영천의 한 시골 마을 경찰관들이 수갑을 찬 남성 A씨의 팔을 붙잡고 외딴곳에 있는 조그만 농막으로 향합니다.

    야산 바로 아래에 지어진 이 농막 안에는 컴퓨터와 모니터 등 IT 장비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이번엔 경찰이 A씨의 집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합니다.

    방에 있던 파란색 여행 가방을 열었더니 5만 원짜리 다발이 빼곡히 들어 있습니다.

    [A씨(음성 변조)]
    "<없다면서요, 돈이?> 제가 다른 일 해서도 모은 거고 이러니까… <다른 일 해서 모은 거라고요?> 다른 일도 하고 이 일 한 것도 있고… <다른 일을 하신… 그거 이따가 본인 다 소명하세요.>"

    이 가방에서 나온 현금만 9억 7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A씨(음성 변조)]
    "<이거 100개씩이에요? 100개씩?> 예, 한 10억 정도 될 겁니다."

    IT 업계에 종사하다 귀농을 한 걸로 알려졌던 A씨.

    과연 어떤 일을 했길래 이렇게 큰돈을 현금으로 갖고 있었던 걸까.

    과거 컴퓨터 프로그램 회사에서 일했던 A씨는 회사가 어려워지자 퇴사한 뒤 직장 동료와 함께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IT 관련 지식과 경험을 살려 IP 추적을 피할 수 있는 해외 서버를 빌렸고, 시골 마을에 작은 건물을 짓고 숙식하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2017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성매매 광고 사이트는 6년 동안 전국 5천 4백여 개 성매매 업소와 이른바 제휴를 맺으며 규모를 키웠습니다.

    불법 광고 대가로 성매매 업주들에게 매달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낸 A씨.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문 자금세탁 조직에도 일을 맡겼습니다.

    이들은 대포통장으로 들어온 돈을 시중의 여러 은행을 돌며 쪼개서 현금으로 뽑은 뒤, 매달 A씨에게 전달했습니다.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은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성매매 광고 사이트를 운영하며 모두 75억 원대의 범죄 수익을 챙긴 혐의로 총책 A씨를 구속했습니다.

    또 A씨와 함께 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자금 세탁을 도운 혐의 등으로 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 등에서 발견된 현금 10억 7천만 원을 압수했고, 범죄 수익금 65억 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 제공 :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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