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고 김용균 사건 원청업체 대표 무죄 확정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끼임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자료사진]

지난 2018년 작업 도중 숨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고 당시 원청업체 대표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2부는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김용균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사고에 대해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원청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전 사장 상고심에서 김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검찰은 2020년 원청과 하청 사장 등 14명을 재판에 넘겼는데, 김병숙 전 서부발전 사장은 컨베이어벨트의 위험성이나 하청업체와 용역 계약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몰랐다는 이유로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밖에 업무상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김씨를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최소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요구되는 안전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원청과 하청 임직원 10명에 대해선 유죄가 확정됐지만, 실형은 없었습니다.

선고 직후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김 전 한국서부발전 사장이 현장을 잘 몰랐다면 그만큼 안전에 관심이 없었단 증거 아니냐"며 "그런데도 무죄라면 앞으로 다른 기업주들은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안전 보장 없이 죽여도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라고 규탄했습니다.

김씨가 숨진 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하자는 요구가 잇따랐고, 이듬해 원청 대표까지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해 작년 1월부터 시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