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공공병원 원장들은 오늘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이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을 마련하도록 결단해 공공병원이 무너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노사는 "2년 6개월의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해 병원의 진료 기능이 훼손됐고, 떠났던 환자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감염병에 대응한 결과가 위기로 귀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 맞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섰으나, 사회 전반이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전쟁의 한복판에 남겨져 있다"며 "국회가 결단해 회복기 지원예산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적십자의료원 등 중앙의 공공의료원과 각 지역의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면서 진료과가 축소·중단되고 진료 수입이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행이 길어지면서 감염병 외 다른 질환 진료과에 대한 의료인의 숙련도가 떨어지고 운영 시스템이 악화하기도 했습니다.
유행이 끝난 뒤에도 환자들이 돌아오지 않으면서 병상 가동률은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병원의 회복기 지원 예산을 올해 9천530억 7천여만 원보다 98.7% 적은 126억 1천만 원으로 대폭 삭감해 편성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예비심사 과정에서 2천695억 원을 증액하기로 했지만, 국회가 공전하면서 관련 논의는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 지도부와 공공병원 대표자 등 28명은 이날 현재 열흘째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덕분에'라며 '영웅'으로 치켜세우더니 이제 공공병원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국회가 코로나19 전담병원의 회복기 지원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민심을 받아들여 관련 예산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조는 또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18세 이상 1천16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92.6%가 '공공병원의 회복을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응답자의 91.2%는 '향후 공중보건 위기에서 공공병원의 역할이 클 것'으로 생각했으며, 77.1%는 '공공병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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