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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변윤재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입력 2023-12-15 11:00 | 수정 2023-12-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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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어‥가족이 아픕니다."

    지난 3일 저녁 8시쯤, 서울 119 소방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전화가 접수됐습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자택에서 아내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유명로펌 출신 50대 미국 변호사였습니다.

    MBC가 단독 입수한 119신고 통화 녹취록과 구급활동 보고서를 보면 당시의 다급했던 상황이 담겨있습니다.

    통화가 연결된 건 3일 저녁 7시 49분이었습니다.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자료 출처 : 이성만 의원실

    구급차가 필요하다며 주소를 밝힌 남성은, 119 상황요원에게 "가족이 아프다"며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 중 누가 아프냐는 상황요원에 질문에, 남성은 "와이프(아내)"라고 짧게 답하더니 "크게 다쳤어요. 머리도 다치고 크게 다쳤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19구급대가 작성한 구급활동보고서를 보면, 상황은 '아픈 것' 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자료 출처 : 이성만 의원실

    신고 접수 약 10분 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피해 여성은 외상으로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미 무의식, 무호흡 상태였고, 바닥에는 피가 흥건할 정도로 출혈이 심각했다는 겁니다.

    앞서 상황요원은 '아내에 의식이 있느냐', '이름을 불러보라', '숨을 쉬는지 코나 입에 귀를 갖다 대보시라' 같이 상황 파악을 위해 전화로 거듭 말을 걸었지만 남성은 횡설수설했습니다.

    "말을 못하는 거 같은데‥"라든가, "조금 반응은 하는데 크게 반응은 안해요", "(숨소리가) 정확하게 모르겠어요. 조금은 들리는데‥" 라며 어수선한 답변을 내놓자 상황요원은 "옆에 있는 '젊은 사람'을 바꿔달라"고 말했습니다.
    [단독] 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음성 들어보니‥"가족이 아파요"
    하지만 전화기를 넘겨받은 건 '젊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전직 검사이자 다선 국회의원 출신인 남성의 80대 아버지였습니다.

    남성이 범행 직후 119에 신고하기 전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결국 아버지가 도착하고 나서야 119에 신고를 한 셈이고 그만큼 골든타임을 허비한 겁니다.

    남성의 아버지는 비교적 차분하게 "응급처치가 필요한게 아니고 병원으로 빨리 이송을 해달라"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남성의 아버지는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남성은 지난 12일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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