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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새로운 47번 김윤식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봤어요"

LG의 새로운 47번 김윤식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봤어요"
입력 2023-02-10 12:17 | 수정 2023-02-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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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의 새로운 47번 김윤식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봤어요"
    스프링캠프 3일 차 오전 훈련을 마치고 만난 LG 김윤식은 인터뷰 내내 낯을 가렸다. 수줍게 웃으면서 고개를 떨군 채 방금 말한 답변을 고쳐도 되는지 기자에게 수차례 물었다.

    아직은 카메라 앞이 익숙하지 않은 23살 청년이지만, 마운드에서는 180도 다른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시즌 후반기 5승 2패에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하며 자타공인 LG의 차세대 에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31의 활약을 보여준 9월은 말 그대로 어마어마했다.

    압권은 키움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KBO 최고 투수 키움의 안우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5.2 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허리 부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LG는 역전패했고, 다음 경기에서도 패배를 당하며 탈락했다. '건강한' 김윤식이 마운드에서 더 던졌다면 시리즈 판도는 충분히 바뀔 수 있었다.

    소속팀 LG의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는 두고두고 아쉽지만, 프로 4년 차를 맞는 김윤식은 급속한 성장세를 인정받아 WBC 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다음은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윤식과 일문일답.

    Q. WBC 대표팀 발탁 소감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는데 TV에서만 보던 형들이랑 같이 뛰게 된 것에 대해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Q. 발탁 소식을 누구에게 먼저 알렸나?
    부모님께 제일 먼저 알려드렸다. 아빠는 원래 진지한 캐릭터라 그냥 다치지만 말라고 하셨다.

    Q. 대표팀에서 보고 싶었던 선수가 있나?
    그냥 다 뵙고 싶었다. 김광현 선배님, 어렸을 때부터 보던 양현종 선배님, 그리고 창모 형을 실제로 만나고 싶었다.

    Q. 팀 선배 김현수가 대표팀 주장이기도 하다. 따로 조언한 게 있나?
    신인 때부터 멘토시기도 했고 항상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때때로 쓴 말도 해주셨다. 엄청 도움이 많이 됐다. 김현수 선배님 덕분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Q. 김현수가 어떤 쓴소리를 했나?
    말 돌리시지 않고 직설적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면서 항상 더 높게 보고 하라고 하셨다.

    Q. 올해 후반기 대단한 활약으로 대표팀 뽑혔다. '이 선수가 2년 전 6사사구를 내준 선수가 맞나?'라는 팬들의 반응도 보인다.
    그 뉴스 MBC에서 내보내지 않았나. 아직도 욕먹고 있다. 한 번씩 유튜브에서 댓글들을 본다. 혹시 지워줄 수 없나. (웃음)"
    LG의 새로운 47번 김윤식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봤어요"
    Q. 등번호를 올 시즌부터 47번으로 바꾼 이유는?
    고등학교 때부터 동경해 왔던 이상훈 코치님 번호를 달고 싶었던 게 목표였다. 신인 때 구단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57번을 달게 됐었는데 그러면서도 언젠가는 47번 달고 싶었다는 목표가 있었다.

    Q. 서른 살 가까이 차이 나는, 세대가 다른 선수를 본보기로 삼은 게 신기한데.
    고등학교 2학년 때 투수를 시작했는데 그때 왼손 투수를 주로 봤다. 양현종 선배님도 보고 김광현 선배님도 봤는데, 이상훈 코치님을 제일 감명 깊게 본 것 같다. 엄청 파이팅 넘치시고 스토리가 있는 선수라는 걸 유튜브에서 감명 깊게 봤다.

    Q. 직접 이상훈 코치한테 찾아간 내용이 화제였는데.
    이상훈 코치님에게 야구가 안 될 때마다 찾아뵀다. 상담 같은 것도 받고 일일 코칭도 받았었는데 그때마다 좋은 답을 내주셨다. 그러다가 작년 후반기에 우연히 기회가 되어 찾아갔는데 갑자기 47번 등번호가 생각나 '혹시 제가 내년에 번호를 달아도 되나요?'라고 여쭤봤는데 흔쾌히 '47번을 달고 씩씩하게 던져달라'고 하셨다. 그 내용을 단장님께 말씀드렸고, 단장님도 허락하셔서 47번을 달게 됐다.

    Q. 그럼 평소에도 47이란 숫자를 좋아했나.
    고등학교 3학년 때 등번호가 47번이었다. 그때부터 캐리어 자물쇠의 비밀번호 같은 것도 '047'로 지정했었다.

    Q. 이상훈 이후 뚜렷한 활약을 보인 47번 선수가 많지 않은데.
    크게 부담은 안 되는 것 같은데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도 생기는 것 같다. 나의 등번호만이 아닌 이상훈 코치님이랑 같이 간다는 생각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이상훈 코치님만큼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뛰어넘을 수 있도록 더 잘해야 할 것 같다.

    Q. 이번 WBC 대표팀에서도 등번호가 47번인가?
    57번을 달았다. 47번은 고등학교 선배님이기도 한 나성범 선배의 등번호다.

    Q. 이강철 감독이 예비 소집일에 따로 해준 말이 있는지.
    몸을 빨리 만들어달라고 하셨고, 체인지업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 주셨다.

    Q. WBC 공인구 적응은 잘 돼 가는 중인가?
    기존에 공인구를 4개 받고 난 뒤 예비 소집일 이후 3개쯤 더 받았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러닝 뛸 때나 틈날 때마다 계속 공 만지면서 적응했다. 로진을 안 묻히면 많이 미끄러운데 로진을 막상 묻히고 나면 괜찮다. 그립이 없다 보니까 좀 처음엔 불편했었는데 지금은 좀 적응됐다.

    Q. KBO 공인구와 그립이 어떻게 다른가?
    그립 자체가 KBO 공인구는 위로 튀어나와 있는데 WBC 공은 그립이 많이 없는 것 같다.

    Q. WBC에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어느 나라를 상대로 나가고 싶다기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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