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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캐치' 박해민이 '막내' 박명근을 '특별 언급'한 이유

'더 캐치' 박해민이 '막내' 박명근을 '특별 언급'한 이유
입력 2023-12-06 11:08 | 수정 2023-12-0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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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캐치' 박해민이 '막내' 박명근을 '특별 언급'한 이유
    메이저리그에서 '더 캐치'(The catch)라고 부르는 수비가 있습니다. 1954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뉴욕 자이언츠의 윌리 메이스가 비상식적으로 넓은 가운데 담장까지의 외야를 가로질러 잡아낸 호수비를 말합니다. 결정적인 실점을 막은 이 수비는 당시 뉴욕 자이언츠의 1차전 승리 뿐 아니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어져 역대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서도 KBO리그의 '더 캐치'라 부를 만한 수비가 나왔습니다. 5차전에서도 가을 드라마를 완성한 LG 중견수 박해민의 호수비입니다. 당시 본인도 직감했던 걸까요. 다이빙 캐치에 어퍼컷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격렬하게 기뻐했습니다.

    '흰검 줄무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2번째 시즌에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오히려 동료들을 치켜세우며 공을 돌린 박해민. 어느덧 서른셋 베테랑이지만 매년 새로운 동기부여가 찾아온다는 박해민을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만나봤습니다.

    Q. 시즌이 끝난 뒤 어떻게 지내나. 동료 선수들도 예능, 유튜브 등에 자주 출연하던데.
    A. 팬분들이 너무나도 좋아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LG 트윈스 2년 차 선수이고, 오지환, 임찬규 등 선수들은 정말 힘든 시기부터 암흑기 시절을 겪어왔던 선수들이지 않나. 당연히 여러 방송에 나갈 만하다고 생각한다.

    Q. 한국시리즈 5차전의 주인공이었는데 그날 아침부터 느낌이 달랐나?
    A. 특별히 그런 느낌은 없었다. 한국시리즈 전에 '감이 좋아서 좀 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첫 타석에서는 결과가 좋지 않아서 자책을 좀 했다. '왜 주저하지?', '왜 과감하지 않지?'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꿨다. 그리고 바로 다음 타석에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

    Q. 4회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 이후 격렬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A. 호수비 했을 때, '이 경기가 끝났다', '오늘 이겼다'고 생각을 해서 큰 액션이 나왔던 것 같다.

    Q. 그래도 어려운 타구였는데.
    A. 뛰어가는데 (문)성주한테는 좀 멀어 보였다. 그래서 '이 타구는 내가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고, 성주가 백업을 잘 해줘서 내가 좀 더 과감하게 몸을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

    Q. 박해민이 꼽은 한국시리즈 MVP는?
    A. 누구나 다 알다시피 오지환 선수가 아닐까. 3차전을 내줬다면 더 힘든 상황일 수밖에 없었는데 정말 주장답게 그런 큰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을 이제 만들어내면서 우리 선수들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Q. 시리즈를 치르면서 특별히 마음이 쓰이고 눈에 밟힌 선수가 있나?
    A. 엔트리에 든 선수들은 팬분들의 칭찬과 관심을 많이 받는다. 오히려 나는 안타깝게 엔트리에서 떨어진 (박)명근이가 가장 많이 생각이 난다. 한국 시리즈 엔트리에 떨어지고 선수단과 동행을 하면 사실 그렇게 어울리기가 마음적으로 쉽지 않다. 그런데 어린 선수답지 않게 정말 티 내지 않고 한 팀으로서 한 팀원으로서 31번째 선수였지만 그렇게 함께 해준 것에 대해서 너무 고마운 것 같다.
    '더 캐치' 박해민이 '막내' 박명근을 '특별 언급'한 이유
    Q. 차명석 단장은 현재 LG가 50% 완성됐다고 말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
    A. 나는 선수 입장이라 쉽게 말씀을 못 드리겠다. 하지만 단장님과 감독님이 원하는 야구를 하는 게 선수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10%가 됐든, 20%가 됐든 우리들이 가진 능력이 너무나도 좋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는 100%, 120%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Q. 차명석 단장과는 친해졌나?
    A. 나보다는 LG에 오래 있었던 선수들과 농담을 많이 하시고 더 가깝게 지내시는 것 같다. (웃음) 단장님께서 나를 원하시고 영입을 해 주신 덕분에 나도 우승을 경험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Q. 차명석 단장한테 바라는 게 있나.
    A. 우리 팀은 전력 손실이 일어나면 안 된다.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선수가 FA로 나와 있고 아직까지 계약이 안 되어 있는 상황인데 단장님께서 좋은 대우로서 선수들을 잡아주셨으면 좋겠다.

    Q.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인터뷰했을 때 기억이 난다. 염경엽 감독의 야구를 '디테일한 야구'라 표현했었는데 실제로 어땠나.
    A. 디테일하시기도 하지만 정말 공격적인 야구를 하시는 것 같다. 주루 쪽에서도, 타격 쪽에서도 야수들이 느끼기엔 정말 공격적인 야구를 하시는 구나라고 느꼈던 한 해 같다.

    Q. '뛰는 야구'에 대해서는 선수단 반응은 어땠나.
    A. 사실 선수들도 시즌 초반에는 좀 의아했던 게 사실이다. 힘들게 출루했는데, 어떻게 보면 쉽게 죽고 들어오는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도 감독님의 되게 큰 뜻이구나!' 생각했다. 죽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 그리고 다시 또 시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또 선수들이 가지고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역시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큰 그림을 보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Q. 한국시리즈 5차전 때 5회 '바운드 피치' 상황에서 김현수가 2루로 달리다가 허무하게 아웃됐다. 그런데 덕아웃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유가 있나?
    A. 감독님은 바운드 피치가 됐을 때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가라'는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현수 형이 그러다가 아웃 됐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현수 형한테 내가 침착하라고 말은 했지만, 감독님이 원하시는 야구를 선수들이, 특히 베테랑이 먼저 그렇게 보여준다면 어린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 순간에는 제가 침착하라고 장난식으로 얘기를 했지만 그렇게 베테랑이 먼저 몸으로 보여준다면 모든 선수들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그 당시 이미 우승 직감한 분위기였나.
    A. 그때 이미 다들 직감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편하게 현수 형한테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현수 형이 앞에서 우승을 확정을 지을 수 있는 2타점 안타를 쳤지 않았나. 그래서 현수 형한테 좀 더 다들 편하게 장난도 쳤다.
    '더 캐치' 박해민이 '막내' 박명근을 '특별 언급'한 이유
    Q. 5차전 데일리 MVP 수상소감 때 '돔구장에서 더 큰 응원을 경험하고 싶다'는 발언이 화제가 됐다.
    A. 잠실 야구장이 2만 3천 석 정도 되는데, 한 2만 석 정도를 한국 시리즈를 보기 위해서 LG 팬분들이 예매하실 때 동시 접촉자가 20만 명쯤 되는 걸 나도 봤다. 그래서 어차피 지을 거라면 좀 더 크게 지어주시는 게 LG 팬분들한테도 좋고 야구 팬분들한테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2만 명의 함성을 한몸에 받다 보니까 너무 좋아서 더 많은 팬분들이 오셔서 함성을 내질러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Q. 박해민에게 2023년 한 해는?
    A. 야구 인생에 있어서 가장 긴 1년이었던 것 같다. WBC부터 시작해서 우승까지 어떻게 보면 야구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한해라고 기억이 되는 것 같다.

    Q. 내년 시즌은 어떤 동기부여를 갖고 임할 생각인가.
    A. 동기부여는 매년 생기는 것 같다. 내년에는 피치 클락이 들어오고, 베이스 크기가 커진다는 얘기도 있고, 견제 횟수도 제한이 된다는 얘기도 있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야구를 보여줄 수 있는 한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동기부여도 생긴다. 1년 만에 우승하고 끝나는 게 아닌 통합 우승 2연패에 대한 동기부여도 생긴다. 마지막 한 가지가 더 있다. 국가대표를 그래도 세 번이나 하긴 했지만 프리미어는 못 가봤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프리미어에 나갈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Q. LG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A. 나에게 LG란 야구 인생의 끝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삼성 라이온즈가 내 야구 인생의 시작이었다면 LG 트윈스는 내 야구 인생의 끝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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