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여행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중국 부유층의 해외 탈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때문에 올해 1천500억 달러, 우리 돈 185조 원 이상의 중국 자금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고 보도했습니다.
'공동 부유'를 내세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술기업과 부동산, 교육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을 느낀 부유층들이 여행제한 해제와 함께 해외 이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공산당을 따르는 중국 부유층은 그동안 별다른 위협을 받지 않았지만 코로나 대유행 기간 시진핑 주석이 공동 부유를 내세워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뒤부터는 불안감 속에 해외 이주를 추진하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실제 국제 이주 자문업체 관계자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풀린 지난해 12월부터 이주를 위해 해외 부동산이나 기업을 찾는 중국인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캐나다 이민 전문 법률회사인 소비로프스는 이민 관련 상담 예약이 폭증했다면서 될 수 있으면 빨리 이민을 오고 싶어하는 중국 고객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주와이 IQI는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매수 문의가 202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26%와 11% 줄었지만 올 들어 55% 폭증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는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도 해외로 나간 중국인들로 인한 자금 유출이 연간 1천5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가르시아 에레로는 당국의 규제로 자금 유출 규모가 예년보다 커지지 않는다고 해도 노동력과 생산성, 성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재산이 616억 원 이상인 최상위 부유층은 3만 2천 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정보분석 업체 '뉴 월드 웰스'는 지난해 외국으로 이주한 중국 부유층이 1만 800명으로 2019년 이후 가장 많았다면서 중국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이주를 원하는 중국 부유층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붙잡기 위한 금융기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와 줄리어스 베어 그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스위스 취리히에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전담 직원들을 배치해 이주를 원하는 중국 부유층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부유층의 해외 이주가 아니더라도 지난 3년간 억제됐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올해 다시 시작되면 해외여행 비용만으로도 수백억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천즈우 홍콩대학 석좌교수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으로 인한 올해 자금 유출 규모가 약 123조 원에서 246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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